'대통령이 붙잡고 다 본다?'…공공기관장 인사 정체 왜?

'대통령이 붙잡고 다 본다?'…공공기관장 인사 정체 왜?

김성은 기자, 이정혁 기자
2026.08.12 17:36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the300] 공공기관장 인사 지연...전문성·국정철학 이해도 등 꼼꼼한 검증 배경 분석

[세종=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8.11. suncho21@newsis.com /사진=
[세종=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8.11. [email protected] /사진=

정치권과 관가에선 공공기관장 인사 정체의 주된 이유로 청와대의 인사 후보 확정 지연을 꼽는다. 이 대통령이 인사 실패를 줄이기 위해 직접 후보자 면면을 들여다 보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12일 관가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등 주요 기관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다. 3년 가까이 대표가 없던 강원랜드는 최근에서야 김도균 신임 대표이사 사장 후보가 낙점돼 임명을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단 9명의 공공기관장을 인선한 것과 비교하면 그나마 낫지만 여전히 더디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공공기관장의 인사가 늦어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이 대통령 특유의 꼼꼼함을 꼽는다. 국정 철학을 이해하면서도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인사를 일일이 직접 보고받고 검증하다보니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통합 차원에서 시도했던 일부 보수 인사 기용 실패 사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청와대의 인사 검증이 깐깐해진 영향도 있다.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 공모 당시 이인기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총 5명이 후보가 올랐다. 하지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이 후보자들의 전문성, 공공성, 도덕성 등을 문제삼고 나섰다. 결국 5인의 후보자 모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로부터 부적격판정을 받아 공모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시 후임 사장으론 통합 인사 차원에서 이 전 의원이 유력했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이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는 물론 차관급, 혹은 주요 기관장 후보자들의 적격성을 직접 꼼꼼히 다 들여다보는 것으로 안다"며 "재산은 물론 이력, 능력 등 선임 과정에서 최대한 잡음이 덜 나는 인사를 고심해 고르려다 보니 인선이 더뎌질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공개 석상에서 이 대통령이 공공기관장들에게 높은 전문성을 직접 요구하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장을 향해 "아직도 자기가 할 일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며 "기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에 대해서도 기본 개요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한 게 단적인 예다.

한성숙 국무총리 임명으로 약 두 달째 공석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실용과 성과를 앞세우는 이 대통령이 후임 중기부 장관도 기업인 출신, 또는 기업 마인드를 갖춘 인사를 염두에 두고 여러 후보군을 꼼꼼히 살펴본다는 말이 나온다"며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하는 만큼 마땅한 후보 찾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인사 지연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기술정보원 등 올해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중기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장 인선도 줄줄이 정체 상태다. 경찰청장 인사 지연과 관련해 한 여권 관계자는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새롭게 출범하면 경찰의 힘이 막강해져 정치권에선 인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새롭게 선임될 공소청장, 중수청장 간 권력 안배까지 모두 고려해 인선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른바 '코드인사'나 '보은인사' 차원에서 인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관가의 한 인사는 "대선과 지선 등 주요 선거 과정에서의 논공행상까지도 염두에 둬야 하다보니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성은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입니다.

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