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지도부가 출범했다. 김 대표와 결이 다른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 후보 3명 모두가 당선되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과 당내 의사 결정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는 9명으로 구성된다. 김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해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김 대표가 임명권을 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등이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선 1위를 기록한 최민희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이어 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후보 순으로 득표했다.
최 수석최고위원과 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친청계로 분류된다. 최고위원회 9명 중 3분의 1이다. 당 대표 선거는 친명계의 승리로 끝났지만 최고위원은 친청계가 우위를 점하게 된 셈이다. 당 안팎에선 이들 3명이 김 대표 체제의 지도부에서 이른바 '레드팀'(당 내 공격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당헌 제112조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개의 요건은 재적 구성원의 3분의 1 이상 출석이다. 의결 요건은 과반 출석 및 출석 구성원의 과반 찬성이다. 개의 권한이 당 대표에게 있기 때문에 친청계 3명의 독자적인 힘 만으로는 김 대표가 주도하는 의사 결정을 저지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아직 선발되지 않은 지명직 최고위원 역시 임명권자인 김 대표 편에 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이들이 여러 현안에 있어 반대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큰 만큼 민주당 지도부가 여러 파열음에 노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견을 보인 부분을 외부에 전달해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 또한 매우 크다. 이 경우 김 대표의 리더십을 크게 흔들 수 있어 단순히 3표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개표 결과 발표에 앞서 열린 전당대회 정견발표에서 김 대표와 친명계를 향한 노골적인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 수석최고위원은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등의 비밀 연합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 대표를 겨냥해 "정청래 후보를 신천지로 몰려고 했던 자를 당원들이 절대로 용서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정 후보가 그렇게 죽을 죄를 지었느냐"며 "오늘의 전당대회를 기억해달라.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과연 누가 세우게 될 지 지켜봐달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의 장을 넓게 열고 정청래·송영길 후보와 함께 뛰겠다. 낙오·소외·차별 없이 함께 가자"며 화합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미 깊어진 계파 갈등의 골이 쉬이 메워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계파 갈등이 상당 시간 지속되고 2028년 총선 공천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