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관행을 깨고 서면으로 후임 대법관을 제청한 것을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대법원은 충분히 소통했지만 최종적인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1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법원 업무 현안 보고를 마쳤다. 이후 법사위 소속 여당 위원들은 전날 있었던 대법원의 대법관 서면 임명 제청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먼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명의 후임 대법관을 한 번에 제청한 것을 두고 "앞 차가 출발하지 않았는데 뒤 차를 밀어 넣냐"며 "절차를 무시한 채 소통도 없이 서류로 제출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절차와 헌법 위반 사유로 탄핵 소추돼야 한다 생각하는데 노 처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자 노 처장은 "탄핵 소추 여부는 국회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그것이 사유가 되는지는 의문이 있다"고 답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제청 전에) 청와대와 협의를 해오지 않았느냐. (이번 일은) 역사상 없던 일이다"라며 "(대법원장은) 제청권 있으니 서면으로 던져놓고 임명하라는 건 안 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노 처장은 "협의는 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대법관 제청 전에 특정 후보를 찍어 '이 사람을 제청해달라'고 할 수 있냐. 법에도 없지 않으냐"며 "그런데 관례를 어겼다고 (여권이) 조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 2028년부터 대법관을 증원할 때 이 대통령에게 유리한 인물들로 구성하려는 시도 아니냐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이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이 청와대를 찾아 대면 보고하던 기존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제청을 강행했다.
헌법 104조2항에 따라 대법관 제청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으나,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사전 협의를 거쳐 대면 형식으로 제청하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청와대와 대법원 간의 극심한 인사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법원과 청와대는 그동안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두고 견해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