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90도 인사, 붉어진 눈시울…"큰 정치인" 6명 모두 만난 김민석

세종=김지은 기자
2026.08.20 16:30

[the300] 김민석, 김대중·노무현 묘역 참배에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李 대통령과는 '만찬'까지 광폭행보

20일 세종시 은하수공원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묘역 앞에서 묵념하는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20일 오전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묘역이 있는 세종시 은하수공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묘역 앞에서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한 뒤 50초가량 묵념했다. 참배를 마친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한마디 해도 되느냐"고 먼저 물었다. 이어 이 전 총리와의 추억을 꺼내놓으며 "민주 황금시대를 여는 연속 집권의 판을 확실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취임 이후 사흘간 민주당의 전·현직 지도자와 선배 정치인들의 자취를 잇달아 찾았다. 1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했고 19일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다. 이날에는 이 전 총리와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묘역을 찾았다.

김 대표는 이날 이 전 총리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해찬 정신'에 대해 "첫째로 선공후사·선당후사 정치, 두 번째로 판을 만드는 정치"라고 정의했다. 이어 "저는 철학적으로는 김대중의 뒤를 잇고 당에 있어서의 역할로는 이해찬의 뒤를 잇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며 "이해찬의 뒤를 이을 일종의 전략가의 계보, 판메이커 계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와의 기억을 떠올리던 김 대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당시 단일화를 위한 탈당을 결심했다"며 "당시 이 전 총리께 말씀을 못 드렸던 것이 제일 마음에 걸렸고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 당시 함께 선거를 뛰었던 이 전 총리가 '요새 상당히 메시지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한 것이 저에 대한 일종의 용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을 찾아 김근태 전 고문의 묘역에서 참배를 진행했다. 이후 김 전 고문의 아내인 인재근 전 의원과 함께 하는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으로 이동해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묘역도 참배했다. 김 전 고문의 배우자인 인재근 전 의원과 만나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좋다"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어 김 대표는 "(김 전 고문은) 민주대연합노선의 정치이자 품격의 정치인이었다"며 "지금 민주당이 회복해야 할 모든 가치, 우리가 생각하게 될 원천 중 한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큰 민주대연합 노선을 회복해야 하고, 승리를 뛰어넘는 가치를 회복해야 하고, 이제는 국민들이 여야를 넘어 존경할 수 있는 품격을 회복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 동지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향한 인간적인 연민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김근태 이런 분들이 사선을 넘나드신 그 바탕 위에 민주당이 서 있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갈등은 새 발의 피"라며 "저희가 잘 헤쳐 나갈 것이다. 김근태·이해찬 이분들의 자부심을 이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고 민주당을 굳건히 지켜내고 연속 집권, 평화를 만들어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 전 의원도 김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인 전 의원은 "어려운 시기에 대표가 됐는데, 제가 대학생 때부터 지켜본 김민석 대표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며 "김근태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당을 통합하고, 포용하는 대표가 돼서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를 강조한 김 대표는 오후 국회로 돌아와 현안 대응에 속도를 냈다. 김 대표는 조정식 국회의장을 만나 △민생법안의 신속한 처리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5·18 관련 논란에 대한 제명 조치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대응 등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민생과 성장에 관한 법률에 있어서는 다른 정파적 이해관계가 관여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국회가 민생에 있어서 신속한 국회가 되도록 지도해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에 대해서는 "(이진숙 의원의 5·18 폄훼 문제는) 윤리위원회에도 제소된 것으로 아는데,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데 있어서 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당에서 자격정지 등 과반 의원의 찬성으로 할 수 있는 본회의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안건 처리를 통해 국회가 스스로 민주적 성격과 엄정성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원칙을 세우도록 부탁한다"고 했다.

최근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진 조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잘못된 조치가 단호하게 시정될 수 있도록 국회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당도 당연히 노력하겠지만, 의장도 잘 지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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