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중국 측의 한중 외교장관회담 공식 발표문에 나온 남북 '두 개의 국가' 표현을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빠진 데 대해서도 중국의 기존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국이 두 국가를 이야기 한 것은 이번에 나온 것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두 국가론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보도자료에서 남북을 한국과 조선 "두 개의 국가"로 명시했다. 이에 북한이 규정한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남북을 '두 국가'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외교부는 중국 측이 1992년 수교 공동성명 5조에 나온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왕 부장도 이번 방한 계기 한중 수교 당시의 초심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국이 두 국가론을 지지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에서도 중국은 '핵 비확산'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은 우리가 알다시피 북중 관계를 고려해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포함해 연속적이고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먼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은 연속적이고 안정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중국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준수해야 할 의무를 가진 책임 있는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은 북미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우리 측은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또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과 대립하는 북중러의 신(新)냉전 구도에 대해서도 다소 거부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여러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러·북 간에 군사 협력 심화 그리고 러시아 쪽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 기술 이전에 대해서 우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중측도 한미일, 북중러 대립 구도에 대해서 동의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식의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전날 오후 6시15분부터 4시간에 걸쳐 회담 및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아침에는 비공개로 친교 일정도 가졌다.
조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어제(19일) 회담 및 만찬에 이어 오늘(20일) 아침에는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친교 일정을 가졌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내년이면 한중 수교 35주년을 맞는다"며 "양국 정상의 상호 국빈 방문을 계기로 되살아난 양국관계 발전의 흐름을 이어가도록 왕 부장과 함께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