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북 대화 재개에 대비해 북한 평양시 강동군병원에 필수 의료장비 166종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아울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면제 승인까지 받는 내용의 재원을 편성했다.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북한의 지방병원 현대화를 지원하는 '보건의료 협력 보따리' 사업의 첫 대상으로 강동군병원을 선정했다.
강동군병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방발전 20×10 정책'에 포함된 보건의료시설 건설 구상에 따라 처음으로 완공된 지방병원으로,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정부는 이 병원에 진단·수술·치료에 필요한 필수 의료장비 166종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제 지원은 남북 대화가 재개되고 북측과의 협의가 이뤄진 뒤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의료장비 지원에 필요한 대북제재 면제 승인과 관련 재원도 확보한 상태다.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 7항은 모든 산업용 기계류의 대북 직간접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고 있어 의료장비를 지원하려면 제재 면제가 필요하다.
통일부는 지난 5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인도주의적 의료장비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달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도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사업 재원으로는 남북협력기금의 '기타경제협력사업' 예산을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 방식과 규모는 향후 북측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평양 강동군병원 1곳을 대상으로 진단·수술·치료 필수의료장비 166종에 대해 지난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면제를 받았다"며 "북측의 호응이 있을 경우 곧바로 관련 사업을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적대 정책과 최근 미사일 도발 등을 고려하면 부적절한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선 "인도적 사업 같은 경우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는 원칙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관련 사업 재원은 남북협력기금에서 마련된다. 지원 규모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수 있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올해 기타경제협력사업 예산은 1789억 2500만원이다. 지난달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1억 6000만원으로 집행률은 0.09%이며, 잔액은 1787억 6500만원이다.
정부는 '4대 평화교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원산갈마 평화관광'과 관련해서는 올해 총 3억 5000만 원 규모로 민간단체의 평화관광 기반 구축 활동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연결' 구상은 중국과 몽골에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협업하는 단계다.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연계 사업은 관광·철도 분야의 협력 프로젝트를 GTI 체계 안에서 제안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