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시 대상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이 8개월 만에 1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한 해 동안 부과된 과징금의 5배를 웃도는 규모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1조 8194억 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과징금 부과 건수는 100건이다.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부과된 과징금(3401억 7000만원)의 약 5.3배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는 194건의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올해는 부과 건수가 절반 수준(100건)에 그쳤는데도 과징금 총액은 크게 늘었다. 건당 평균 과징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건당 과징금이 평균 약 17억50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약 181억9000만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대규모 사건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집중된 결과로 보인다.
최근 6년간 대기업 과징금은 모두 4조 8046억 6000만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조 84억원, 2022년 8223억 7000만원, 2023년 3915억 8000만원, 2024년 4226억 6000만원, 2025년 3401억 7000만원, 2026년 8월 1조 8194억 8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과 건수는 총 776건으로, 2025년이 194건으로 가장 많았고 2021년 128건, 2024년 124건, 2023년 118건, 2022년 112건, 2026년 8월 100건 순이었다.
2017년 이후 누적 과징금 부과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양사로 총 4353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CJ제일제당 3740억2800만원, 현대제철 2424억 2700만원, 사조CPK 2001억 3200만원, 사조동아원 1830억 9700만원, 쿠팡 1688억 7600만원 순이었다.
여러 해에 걸쳐 반복적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도 다수 확인됐다. 현대제철은 2017년, 2018년, 2021년, 2022년에 걸쳐 총 4차례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동국제강도 2018년, 2021년, 2022년 3차례 과징금이 부과됐다.
쿠팡의 경우 2018년, 2021년, 2024년, 2026년에 걸쳐 과징금 처분을 받았는데, 위반 법률은 대규모유통업법·하도급법·공정거래법·표시광고법 등으로 매번 달랐다. 삼성전자도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과징금이 부과됐다.
민병덕 의원은 "대규모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가 집중된 결과로 보인다"면서도 "과징금 액수가 늘어난 것만으로 공정한 시장질서가 회복됐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해에 걸쳐 반복적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행위가 재발했는지, 기존 과징금 처분이 실제로 억지력을 발휘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