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기관투자자 '5%룰' 완화 추진…재계 "경영권 공격 노출"

김도현 기자, 박종진 기자
2026.10.07 16:45

[the300]
기관투자자 공동 의결권 행사 '공동보유 간주' 제외…5%룰 개정안 발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로 기업가치 상승,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취지
경제계 "4.9% 주주 2명 연대해도 공시 안 할 수 있어..경영권위협" 우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위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2026.03.05.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더불어민주당이 '5%룰'로 불리는 대량보유보고의무 제도 손질에 나선 것은 기관투자자의 주주 활동 반경을 넓혀 스튜어드십 코드(주주 권익 보호)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기관의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개인 투자자의 증시 유입을 이끌어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재계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져 주주 간 분쟁을 키울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1~3차 상법 개정과 계열사 간 합병 시 공정가액 산정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에 이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후속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할 경우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50%+1주'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나머지 법안의 발의와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김남근 의원이 이날 대표발의한 '5%룰 완화' 법안도 후속 입법 가운데 하나다.

현행 5%룰에 따르면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관이 이사·감사 선임 및 해임 등에 의견을 내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을 할 경우 주식 보유 목적이 '경영 참여'로 간주돼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민주당은 이같은 공시 부담 탓에 기관들이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꺼리고, 기업 저평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에 따라 5%룰을 완화하고, 특히 복수의 기관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공시 의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재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공시 의무를 완화하면 해외 자본 등의 경영권 공격에 노출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기업의 방어 비용이 불필요하게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5%룰은 특정 세력의 지분 확보 현황을 시장에 공개해 경영권 변동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고 불공정 거래나 기습적인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장치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적극적인 경영 개입을 목적으로 하는지, 일반·단순 투자인지를 공시하도록 해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한다.

김 의원에 앞서 박홍배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5%룰 개정안'에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반대 의견을 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상장사협의회는 특히 의결권 공동 행사를 공동보유자 범위에서 제외할 경우 4.9%씩 지분을 보유한 두 주주가 공시 의무 없이 9.8%의 의결권을 결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가 부양을 위한 법 개정이 오히려 경영권 분쟁을 촉발해 주가를 떨어뜨리고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량보유보고의무 제도의 취지는 지분 결집 정보를 시장과 회사에 투명하게 알리는 데 있다"며 "5%룰을 완화하면 기업은 누가 어느 규모로 연대하는지 주주총회 당일까지 알 수 없게 되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공동보유자 간주 기준과 대량보유 보고의무를 강화하는 글로벌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가 협력적 관여를 명분으로 국내 기관을 끌어들여 사실상 연합 공세를 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기관투자자들의 단순한 의견 교환조차 공동 보유로 해석될까 우려한다면 이를 명확히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협력적 관여를 허용하더라도 그 범위와 요건을 엄격히 정해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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