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고정OT(overtime allowance·오버타임) 오남용 의심 사업장 101곳 중 82곳에서 노동관계법 위반이 실제 발생한 것으로 고용노동부 감독 결과 드러났다. 사업주가 의도적으로 오남용했다는 신고도 수백건에 달해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신고센터 현황'(2024년 1월~2026년 9월20일)을 보면 오남용 신고를 접수한 노동자 634명(중복 제외) 중 518명(81.7%)은 "사업주가 근로 시간을 산정할 수 있음에도 포괄임금·고정OT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고 내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사업장이 근로시간을 관리함(46.2%) △산정 가능하나 관리 안함(35.5%)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움(9.5%) △모름(8.8%)이다. 오남용 계약 유형은 △고정OT(35.5%) △정액수당제(26.7%) △정액급제(17.2%) 순으로 많았다. 본인이 어떤 유형의 포괄임금계약을 맺었는지 모른다는 신고자 비율은 20.6%에 달했다.
포괄임금 계약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미리 정해 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즉 사업주가 근로시간을 계산할 수 있음에도 포괄임금 계약을 맺었다면 약정의 유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고정OT는 각종 수당을 급여액에 고정으로 포함해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임금 계산 편의를 위한 것으로, '근로시간을 산정할 수 있는 사업장'에서 활용했다는 점으로는 문제가 안된다. 다만 15시간분의 고정OT 계약을 체결하고, 20시간 연장근로를 한 사람에게 추가 수당 5시간분을 주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노동계에서는 고정OT가 포괄임금과 함께 '공짜 노동'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많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고정OT' 관련 신고에 대해 "정당한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의원은 고용부가 오남용을 적발해도 '솜방망이' 처분을 한다고 비판했다. 고용부가 10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올해 포괄임금 기획 감독을 실시한 결과 82곳(81.2%)에서 임금체불·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등 '공짜 노동'이 적발됐다. 주52시간제 한도 위반 사업장도 41곳이었다.
고용부는 형사입건된 업체 1곳을 제외하고 81곳에 단순 '시정지시'를 내렸다. 81곳 중에는 임금 체불액이 1억원이 넘는 대형 업체가 6곳,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인 업체가 22곳이었다.
이 의원실은 "시정기한 14일 내 밀린 임금을 지급하면 형사입건이 면제되는 근로감독관집무규정으로 인한 것"이라면서도 "적당히 늦어도 돈만 주면 그만이라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기업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 의원실에 '포괄임금 금지 규정 없이 고정 OT를 허용하고, 철저한 근로감독으로 공짜 노동을 예방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현재와 같은 대응으로는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기 역부족이라고 했다. 고용부가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인 '포괄임금제 폐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함에도 포괄임금·고정OT가 악용되고, 노동부의 솜방망이 처분이 이를 방치하는 현실이 드러났다"면서 "국민의 명령인 포괄임금 금지 명문화와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장시간·공짜 노동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