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성공·SMR 속도전 뒤엔…국감서 드러난 규제·안전·조직의 빈틈

민동훈 기자, 김훈남 기자
2026.10.13 18:00

[the300][2026 국정감사]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우주항공청(종합)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으로 우주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규제·안전·조직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잇따랐다. SMR 개발 속도에 비해 규제역량이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부터 원전 대드론 방어체계, 국가우주위원회 운영, 우주항공 사업 집행 과정의 허점까지 도마에 올랐다.

SMR 속도전…규제·안전은 따라가나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우주항공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SMR 상용화에 대비해 규제체계와 심사역량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MR은 대형 원자로를 소형화한 것이 아니라 설계구조, 안전철학, 냉각 방식, 건설 방식 모든 것이 개념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며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하는 만큼 그 안전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안정적인 조직도 함께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이 업무를 총괄하는 인력이 지금 현재 원안위에 몇 명이냐"고 묻자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현재 SMR을 담당하는 조직은 임시조직으로 1개 과 정도고 7명이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최소한 1개 국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정식 과로 해서 5명이 증원되지만 여전히 부족한 숫자"라고 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6.6.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측도 "비경수 SMR 쪽은 향후 10년간 100여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2035년까지 업무 수요를 고려했을 때 총 180여명 정도 증원이 필요하지 않은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절대 상용화 일정에 쫓겨서 안전검증을 단 1%라도 소홀히 하거나 타협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깐깐하게 검증하느라 일정이 늦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필요한 전담조직과 심사인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도 "SMR 인허가 심사기준, 특히 비경수형의 경우 2032년에나 마련된다고 하는데 너무 느리다"며 "산업계의 시기와 규제 준비 사이에 벌어질 수년의 시간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전담국을 신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전담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인허가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인허가 기술과 기준이 자꾸 늦어져서 우리가 세계적 경쟁력을 놓칠 수도 있다"며 "미국 같은 나라는 공장에서 제작 원자로를 미리 승인하는 제조허가제도가 있다. 우리는 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저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 드론 방어·작업자 건강관리도 도마

원전 안전 분야에서는 실제 위협에 대비한 방어체계가 제대로 검증되고 있는지를 놓고 질의가 이어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한 번에 수십㎞를 날아와 타격하는 자동비행 드론을 잡을 수 있는 레이더 장비는 5곳 중 월성 한 곳밖에 없다"며 "고리, 새울, 한울, 한빛 원전이 자동비행 드론에 대해서 무방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원안위가 의원실에서 제시한 드론 유형별 실증시험을 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이 "실제로 시험해서 시연해 봤느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시연은 안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민우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사퇴 및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 등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8.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조 의원은 광섬유·유선 드론 등 새로운 유형의 위협을 거론하며 "눈으로 확인해서 탐지가 되고 제거가 되는지를 확인해 달라"며 "종합국감 전까지 대드론 방어체계 보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서 의원실에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건강관리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백혈구·혈소판·혈색소 이상 소견이 계속 확인되고 있는 데 비해 재검 판정을 받은 종사자는 2022년 61명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1명으로 줄었고 2025년 이후에는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일을 못 하고 소득이 끊길까 봐 종사자가 추가검사를 피하거나 그것이 판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없는지 살펴봤느냐"고 물었다. 한수원 측이 "살펴보지 못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이상 소견이 있어도 재검 없이 계속 일을 한다면,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사장님은 파악도 안 하고 계신다면 검진은 왜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최근 4년간 이상 소견이 확인된 종사자들의 추가 검사와 진료 여부, 그 결과와 현재 건강상태를 확인해 달라"며 "재검 판정이 급감한 원인과 업무 제한에 따른 소득보전 대책까지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수원 측은 "알겠다"고 답했고 최 위원장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커지는 우주산업…조직·사업 집행은 '빈틈'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국가우주위원회의 지원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현재 과장 1명, 사무관 1명, 주무관 1명, 겨우 3명이 국가우주위원회를 지원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지 않으면 장관들이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위원회에서 의결된 안건 12건 중 무려 11건이 장관급 정부위원이 1명도 없는 상태에서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위원장만 승격됐을 뿐 실무단의 조정은 전혀 없는 상태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며 "별도 지원조직 확보 방안과 정부위원들의 실질적인 참여 독려 방안을 마련해서 종감 전까지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참정권 수호를 위한 선관위개혁TF 활동결과 보고 및 개헌과제 전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9.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국가우주위원회의 역할에 비해 현재 지원 조직이나 위상이 많이 약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국을 지금 비상설로 3명이 지원하고 있는데 다른 위원회처럼 상설로 할 필요성이 있다"며 "그 부분을 행안부 등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청의 인력 이탈 문제도 제기됐다. 김선민 의원은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임기제 공무원 17명이 중도 퇴직했다. 올해만 12명으로 지난해 연간 퇴직자 수의 3배"라며 "고위공무원 2명을 포함해서 16명이 2년도 못 채우고 떠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재 영입에는 특례까지 마련했는데 이탈 원인을 왜 분석하지 않았느냐"며 "보수 때문인지, 업무 배치와 관련한 권한 문제인지, 근무·정주여건 문제인지 확인해야 필요한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퇴직자와 재직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구체적으로 중간에 그만두는 원인을 파악해 달라"며 "추진 일정과 구체적인 개선계획을 종합감사 전까지 의원실에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 청장은 "그렇게 하겠다", "알겠다"고 답했다.

3000억 사업, 계약 6일 만에 멈췄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본적인 사전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3000억원 규모의 드론 산업 육성·특화단지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예산이 2억원이었는데 집행액은 9600만원, 48%에 불과했고 절반이 넘는 1억300만원은 그대로 이월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28일 연구용역 계약이 체결됐는데 불과 6일 뒤에 사업부지를 확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용역 자체가 중단됐다"며 "3000억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역 계약까지 체결했는데 어떻게 6일 만에 사업부지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뒤늦게 확인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검토를 하고 제대로 실사도 했어야 할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면서 1년 이상 멈춰버린 것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냐"고 물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한노인회가 경로당에 배포된 오세훈 서울시장 탄원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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