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유예'에 '바이낸스 사태'까지...디지털자산기본법 먼저 만든다

김도현 기자, 이승주 기자
2026.11.02 15:49

[the300]
민주당, 코인 과세 네 번째 유예 가닥…내주 당정청 논의 마무리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쟁점 탓 기본법 연내 처리는 불투명
해킹 피해 배상책임 법제화도 변수…기존 법안 우선 처리 무게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코인 엔소더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AI 시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경쟁력 긴급 점검 및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6.11.02.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코인) 과세를 한 차례 더 유예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우선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의 책임 범위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길지 관심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주까지 가상자산 과세 관련 논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와 28일 당정협의, 31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막판 의견 조율에 나섰다. 간담회에서 업계는 '선 입법, 후 과세'를 주문했으며 민주당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이 참여하는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관련 논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는 과세를 한 차례 더 유예하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것으로 본다. 코인 과세는 지금까지 세 차례 유예됐으며 이번에 유예가 확정되면 네 번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세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고 과세에 필요한 관련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당초 목표 처리 시한은 지난 3월이었으나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처리 시점을 상반기, 다시 연내로 잇따라 미뤘다. 다만 논의가 본격화하더라도 연내 처리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제정법인 만큼 주요 쟁점뿐 아니라 비쟁점 사안에 대해서도 조율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낸스 해킹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의 책임 범위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기본법에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의 소행으로 지목한 이번 해킹의 피해액은 약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에 달한다. 바이낸스는 피해액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국내 거래소에도 이용자 피해에 대한 보상 범위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과실 손해배상책임과 같은 강도 높은 법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도 거래소 책임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국회 정무위원회에선 책임 범위를 법률로 명문화하기까지 상당한 논의와 진통이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기존에 논의해 온 내용을 중심으로 기본법을 우선 처리하고 추후 개정안을 통해 보완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관련 토론회에서 "지금은 코인 과세를 유예할 때다. 기본법도 안 만든 상태에서 과세하겠다는 것은 염치가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당시에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며 "시장이 후진적인 상태에서 과세만 선진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이 11월에 나온다"며 "연내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해를 넘기더라도 내년 1~2월에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가상자산 기본법인 지니어스법에 이어 시장 구조를 정비하는 클래리티법도 추진되고 있다며 "미국의 핵심 통상국인 한국이 기본법조차 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