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두고 "포퓰리즘과 재정 중독으로 점철된 미래 약탈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미래를 향해 선전포고했다"며 "재정 건전성 회복이라는 대원칙에 따라 포퓰리즘 예산안을 송곳처럼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오전 있었던 이 대통령의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51.6%에서 48.3%로 낮아질 것이라고 자랑했다"며 "이는 반도체 호황으로 GDP 분모가 커져 나타난 일시적 착시 효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은 악화일로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 채무는 올해 추경(추가경정예산) 기준 1412조8000억원에서 2030년 1734조1000억 원으로 무려 321조 원 이상이 늘어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 "미래대응기금은 무책임한 극단주의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일시적 세수 증가를 핑계로 지속적인 지출 증가 구조를 만들어버렸다"고 했다.
이어 "국회 예산정책처는 기금의 가장 큰 재원인 추가 세수가 2029년 이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대응기금은 2~3년짜리 빚잔치일 뿐"이라며 "미래 대응기금 사업 중 61개 사업 18조3000억 원은 기존 사업의 택갈이다. 기금 사업비 중 17조원이 선심성 현금 지원"이라고 했다.
또 "반면 반도체 생산 기반 확충 예산은 2조원뿐"이라며 "기업한테 돈을 갈취해 흥청망청 파티를 즐기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여유 자금인 104조원은 국가 채무 감축을 위해 쓰는 것이 상식"이라며 "그런데도 104조원을 들고 있겠다는 것은 2028년 총선 직전에 뿌리기 위한 여유자금으로 남겨놓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불평등과 양극화를 벗어나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지금 대한민국 불평등과 양극화 원인을 하나만 보자면 이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원내대표는 "광기 어린 부동산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했다"며 "청년공적임대주택을 10만6000호로 늘리겠다고 생색낸 건 평생 공공임대로 살라는 뜻이냐. 정책이 아니라 조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조장한 유동성 때문에 코스피는 개미의 무덤이 됐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가 불평등과 양극화 촉진"이라며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아무 반성과 사과도 없이 극단적 확장 재정을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이런 무책임한 예산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한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이 대통령이 오늘 사전환담에서 '신규 국채 발행 없이 국가 살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며 "국가 채무가 107조원이나 느는데 신규 국채 발행이 거의 없다고 말하는 것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나라 살림의 기본 수치조차 파악 못하고 있는 것인지,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엉터리 보고를 올리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청와대 참모들은 일 좀 똑바로 하고 대통령을 제대로 모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수영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국가 채무 관련 발언을 두고 "공직 생활 40여년 동안 시정연설에서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 건 처음 보는 일"이라며 "내년 국가 채무는 부담행위와 외평채 발행을 합해 정확히 106조1000억원이 늘어난다. 대장동에서 먹은 돈이 많아서 국가 채무가 거의 없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이 대통령이 언급한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청년고통기금'이라고 지적했고, 김승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내년도 예산 편성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