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놓고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청사진이라고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재정 도박 선언'이라고 비판하며 821조원 규모의 예산안과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철저한 심사를 예고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3대 메가 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와 7대 SEED(소형모듈원자로·핵융합·재생에너지·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첨단 공급망), 3대 민생 프로젝트(일자리·주거 안정·서민금융), 미래대응기금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물론이고 세계를 선도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원대한 꿈'을 함께 나누는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성장의 과실이 특정 계층, 수도권, 대기업에 머물지 않고 널리 확산되는 '모두의 성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청년, 소상공인, 농어민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관련 예산을 철저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은 예산의 효율성과 지역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담대하게 투자하되 비효율에 낭비하지 않는다, 조세지출보다 재정지원을 우선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보다 지방을 우대한다"며 정부의 예산 편성 원칙을 설명했다.
재경위 예산결산소위원장인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재정지출 확대에도 재정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정부 전망을 강조했다. 문 의원은 "더 쓰면서도 재정은 더 튼튼해지는 예산"이라며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기한인 12월 2일까지 처리되도록 재경위 예산결산소위원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미래산업 투자와 국방예산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반도체와 AI에 21조 3천억 원, 공장을 받쳐 줄 전력·용수·산단 인프라를 미리 깔며, 청년과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12만 6천 호를 짓는다"며 "반도체와 방산, 에너지는 경제정책이자 안보정책"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민생 현안을 외면하고 확장재정 기조를 정당화하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이재명 대통령, 본인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갔다"며 "'부동산'도 '증시'도 '농지'도 없다. '북한'도 '한미동맹'도 '치안'도 '사법'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를 국가채무 감축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SNS에 "모두의 성장이 아닌 '모두의 파산'"이라며 "국민적 노력으로 확보한 초과 세수는 마땅히 나랏빚부터 갚는 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비판하며 국회의 철저한 예산 심사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 쓴소리는 듣지 않으면서, 국민의 세금을 쓰는 데는 동의해 달라는 것인가"라며 "국회는 대통령의 장밋빛 전망에 국민 혈세를 내맡기는 거수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선심성 지출을 삭감하고 미래대응기금의 재원 조달과 운용 방식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100대 문제의 사업을 파헤쳐서, 이미 30조 원의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며 "미래 대응 기금, 여유 자금 104조 원도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