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인재…초기 진화 놓쳐 대형참사로

이원광, 의정부(경기)=김민중 기자
2015.01.10 17:23

[의정부화재]진압까지 2시간17분이나 걸려…소방차 현장 진입 못해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0층짜리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사진=뉴스1

10일 경기 의정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 진압에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10일 소방당국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화재 발생 후 6분여만에 소방차량이 현장 인근에 도착했으나 좁은 길로 인해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지하 1층에 지상 10층이 넘는 규모에도 불구하고 인접 도로가 10m가 채 되지 않는 좁은 도로가 구성돼 있다.

또 해당 아파트가 지하철 1호선 철로 등과 인접해 있었던 점도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인접도로가 좁은 데다 반대편 도로는 철로로 이뤄져 소방차량이 건물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 목격자는 "이미 소방차가 몇 대 와있었는데 길이 좁으니까 현장까지 못 들어가고 있었다"며 "골목 앞에 철망을 쳐서 소방차가 더 못 들어가 화재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 인근은 차량으로 붐볐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발생하고 30여분이 흐른 뒤에도 현장 인근 경의 오거리와 KT 사거리 등에서 차량이 밀집돼 소방차 진입이 늦어졌다. 당시 한 차량 운전자는 "차를 빼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 혼잡이 벌어졌다.

강한 바람 때문에 진화 작업 역시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을 구조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구조 인력 일부는 건물 내에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인명 구조에 헬기를 투입해 헬기에서 발생한 바람이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화재 진압이 늦어짐에 따라 당시 사고 현장은 '아비규환'을 연상케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5층 거주하던 여성들이 침대이불을 엮어 2층까지 내려온 뒤 뛰어내리는 등 지상으로 대피했다. 또 밧줄을 가스배관에 걸어 줄을 타고 지상으로 대피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낮 12시쯤 한 피해자는 건물 최상층인 10층에서 수건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했고 이에 헬기가 접근했으나 구조되지 못하고 약 5분간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옥상에는 화재를 피하려는 거주민들로 채워졌다. 당시 건물 7층에 있다 옥상으로 대피한 정모씨(31)는 "아랫층 사는 이웃들로 인해 화재 상황을 알 수 있었다"며 "연기가 시커멓게 올라와서 이웃과 함께 옥상으로 대피한 뒤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고 밝혔다.

건물 안 복도는 조명이 꺼진 채 연기로 가득차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거주민들이 복도를 뛰어다니면서 살려달라고 하는 소리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한 목격자는 "화재경보는 없었고 벨이 요란히 울렸다"며 "관리실과 통화한 후 곧 구하러 온다고 해서 물수건으로 코를 막고 자세를 낮춰 앉아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7분쯤 경기 의정부 한 아파트 건물에서 불이 나 2시간 17분만인 오전 11시44분에 진화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99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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