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을 특별검사를 통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도 이번 사건에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만큼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특검이 도입될 지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문 대표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완종 리스트'사건의)본질은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의 문제"라며 "특검을 통한 진실규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검 도입 결정은 빠를 듯, 수사대상 결정은?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검은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법무부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에 도입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문 대표의 특검 요구 전부터 여당이 먼저 나서 특검 도입을 주장해왔다. 국회에서 특검 도입 자체에 대한 합의는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특검 도입을 위해서는 수사 범위와 수사 기한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현재 '수사대상'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는 여야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문 대표 등 야당은 현 정부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 등 불법 정치자금을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여당은 여기에 성 전 회장의 사면로비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 실제로 특검이 활동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 성공사례 드물어… 성과 거둘 수 있나
특검이 도입되면 현재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의 수사는 중지되고 특검팀의 수사가 새롭게 시작된다.
우리나라에 특검이 도입된 것은 1999년 일명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과 '옷로비 사건'에서다. 이후 △이용호 게이트 △대북송금 △대통령 측근 비리 △철도공사 유전개발외압 의혹 △삼성비자금 △BBK 실소유주 의혹 △스폰서 검사 파문 △10·26 디도스 공격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총 11차례 특검이 활동했다.
그러나 '이용호 게이트'와 '대북송금',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등 일부 사건을 제외하고는 전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검의 수사는 기간이 한정돼있는 점, 수사 대상 사건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점 등 수사에 성공하기 어려운 요인이 많아 '특검 무용론'이 특검 도입 때마다 제기돼왔다.
또 특검법에 의하면 특검이 파견 받을 수 있는 검사는 5명인데, 현재 검찰 특별수사팀의 검사는 10명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수사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법률전문가는 "그동안 특검이 성공한 전례가 별로 없는데 이번 사건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야당이 먼저 특검을 도입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의혹을 모두 특검이 해소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