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랴ZOOM]빠른우편? 보통우편?…빨간 우체통의 진실은

윤준호 기자
2015.08.09 11:30
[편집자주] "안 물어봤는데", "안 궁금한데"라고 말하는 쿨한 당신. 대신 쿨하지 못한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알아봤습니다. 일상 속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부터 알아두면 유용한 꿀팁까지, "안알랴줌"이란 얄미운 멘트 대신 오지랖을 부리며 들려드립니다. "알랴~줌"
서울 서대문구의 한 우체통(위), 하나의 행낭(주머니)으로 이어져 구분이 안 된 우체통 내부/ 사진=윤준호 기자

'빠른 우편으로 보낼까, 보통 우편으로 보낼까.'

이제는 추억의 뒤안길로 접어든 빨간 우체통이지만, 입을 2개 가진 우체통 앞에서 누구나 한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또 빠른 우편 우표를 붙이고서 보통 우편 투입구에 넣었다가 걱정도 해봤을 것이다. '편지가 늦게 도착하면 어떡하지….'

결론부터 말하면 우체통 투입구 2개중 어느 곳에 우편물을 넣어도 무관하다. 겉 투입구는 2개로 나눠져 있지만 우체통 속 행낭(주머니)은 하나로 이어져 구분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어느 투입구로 넣든 결국 우체통 안에서는 모두가 한 데 섞이는 셈이다.

1994년 시작된 빠른 우편과 보통 우편 체계는 2006년 폐지된 뒤 당일·익일 특급우편 체계로 개편됐다. 이메일이 등장하고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빠른' 우편만이 가진 장점과 의미가 점차 퇴색돼서다.

이때부터 우체통 투입구에서도 빠른 우편 대신에 '동일지역우편', 보통 우편 대신에 '타지역우편'으로 문구가 바뀌었다. 도착지를 구분해 배송작업을 간소화하려는 목적이지만, 이 역시 어느 투입구에 우편물을 넣든 무관하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주머니는 하나고 우편물 구분은 지금도 집배원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투입구는 2개지만 우체통 속 우편물은 주머니 하나에 섞이는 게 맞다"며 "결국 빠른 우편과 보통 우편, 동일지역과 타지역우편을 분류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집배원 몫"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굳이 우체통 투입구를 둘로 나눠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투입구를 작게 나눠 편지가 아닌 택배나 쓰레기 등을 우체통에 넣는 일을 방지할 수 있고, 비록 한 데 섞이더라도 투입구가 구별되면 수직으로 떨어진 우편물을 수작업으로 분류하기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가 둘로 나눠져 있다고 하더라도 혹시 실수로 잘못 투입한 고객이 있을지 몰라 결국엔 일일이 확인하고 분류하는 절차를 가져야 한다"며 "주머니를 하나로 두는 게 우체통 관리나 우편물 수거 측면에서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물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분류의 필요성도 줄어들면서 현재 새로 설치하는 우체통은 투입구를 하나로 제작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국에 설치된 우체통은 1만5681개로 △2010년 2만2051개 △2011년 2만1083개 △2012년 1만9428개 △2013년 1만8060개에서 매년 줄고 있다. 우체통 1개당 일 평균 접수하는 우편물 건수도 8.3개에 불과하다.

그는 "빠른 우편과 보통 우편이 사라진 2006년에도 우체통 1개당 일 평균 우편물 건수는 13통에 불과했다"며 "비용 측면에서 당시 투입구 2개짜리 우체통을 전면 교체하거나 개조하기엔 무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3개월간 하나의 우편물도 들어오지 않은 우체통은 철거한다"며 "어느 투입구에 넣어도 무관하니 고객들은 불안해하지 말고 사라져가는 우체통을 많이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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