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은 19대 국회에서 기업지배구조개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법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20일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는 대통령도 공약했고 상법 개정은 정부에서도 입법예고까지 했는데 한 걸음도 못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 추진 '상법 개정안' 통과가 법사위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입장이다.
◇ "대통령 공약한 '경제민주화'하려면 '상법개정안' 19대서 처리해야"
현재 법사위에 계류된 10건의 야당 추진 상법 개정안은 △독립적인 감사위원 선임을 위한 감사위원분리선출 제도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대표소송제도 개선 등을 담고 있다.
야당은 상법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고 경제민주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역시 지난 2013년 유사한 내용의 상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했지만, 이후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야당은 대통령의 10대 그룹 총수와의 간담회 이후 법무부가가 스스로 입법예고한 상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전 의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추가 개정도 중요 과제로 여겼다. 그는 지난해 말 종료된 국회 서민주거특위에 참여한 바 있다. 특위에서 결론내지 못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도 전세대란 대책으로 개정안에 포함시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법사위 간사 노하우는 '끊임없는 설득과 대화'
법사위는 국회 각 상임위에서 처리돼 넘어오는 법안들이 본회의에 오르기 전 마지막으로 심사되는 사실상 법안의 성립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곳이다. 따라서 사회 각 분야의 쟁점과 갈등이 만나 부딪히는 게 일상이다.
특히 타 상임위 쟁점이 재차 법사위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사위 여야 간사는 '협상력'과 '조정능력'이 타 상임위 간사보다 더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전 의원은 간사의 역할과 노하우에 대해 "야당 의원들 입장을 먼저 정리하고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사안에 대해 당론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 입장을 조율해 가능하면 넓게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노하우를 설명했다. 이어 "법사위 야당 입장을 만들고 나서 여당 간사와 협의를 위해 끊임없는 설득과 대화로 푼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사간 신뢰가 형성돼 있으면 크게 어렵지 않다"며 19대 하반기 법사위에서 카운터 파트너로 여당 간사를 1년씩 나눠 맡았던 홍일표·이한성 의원을 "당 입장을 떠나 인격 등이 훌륭해 합리적이고 대화가 가능한 분들"이라며 칭찬했다.
전 의원은 "당론때문에 절대로 안 되는 문제 외에는 대화와 설득으로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었다"며 "이상민 법사위원장과도 오랜 인연이 있어 협조가 잘 됐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여당에선 진영 의원을 같은 당에선 우윤근 의원을 '칭찬할만한 훌륭한 동료의원'으로 꼽았다.
◇ '군사법원 개혁' 가장 큰 의정활동 성과
그는 "19대 하반기 법사위가 무난히 됐다고 생각하지만 수사기관의 자의적 집행 등에 대해 국회가 충분히 견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다.
19대 의정활동에서 가장 큰 성과로는 '군사법원 개혁'을 꼽았다. 전해철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관련 법안이 지난해 말 본회의를 통과해 기존 사단급 군사법원 83개가 군단급 30여개로 줄고 관할관 확인조치권과 심판관제도가 축소됐다.
전 의원은 "군사법원 개혁은 참여정부에서 미처 다 하지 못했는데 군내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군사법원 운영절차 투명성 등을 위해 개정안을 냈다"며 "군 지휘관들이 훌륭하더라도 (군재판에 대한)지휘관 관여 여지를 줄여야 투명성이 개선될 것"이라 말했다.
◇ "사시생들 심경도 이해 돼…로스쿨 문제 해소돼야"
법조계 최대 현안이자 법사위 주요 현안이기도 한 '사법시험 존폐'에 대해선 "사법시험 수험생들을 만나보니 심경도 일부 이해가 된다"며 "로스쿨이 가진 문제점이 해소되면 풀렸을 것들인데 그게 해소되지 않고 사시가 폐지되니 그 부분은 공감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시 폐지 원칙도 중요하지만 존치도 일리있어 논의가 필요하고 법안 소위 단계에서 의원 몇 명 의견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자문기구로 각 분야 의견을 듣게 됐다"며 "이르면 이번 주 자문기구 구성안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현재 자문기구 구성안은 여야 간사 검토 중으로 기구에 참여할 단체 선정 등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전관예우 등 법조비리는 '구조적 해결' 필요
머니투데이 더엘(the L) 신년 설문조사 결과로 국민 대다수가 '사법불신' 원인으로 지목한 법조계 고질병인 전관예우 등 법조비리에 대해선 "수사나 재판이 왜곡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국민은 실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 수사도 정치적 판단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면 건수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문제"라며 "국정원 댓글 사건도 선거법 적용되냐 안되냐의 문제가 아니라 위법 댓글을 단 건 사실이기 때문에 국가기관 자체가 엄청난 반성을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사건들이 검찰수사와 전반적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법조비리는 개인 일탈로 보기엔 법조 전반적으로 구조적 문제가 있어 전관예우나 공정성에 의심가질 수 있는 게 있다"며 "법조브로커가 생긴다든지 재판수사 결과를 제시해 금전을 받는다는 그런 사례가 있어 일반인이 법조비리가 있다고 믿게 된다"고 평가했다.
전 의원은 "구조적인 사법시스템을 재정립해 공정한 시스템이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며 "법조비리를 '개인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치 입문계기는 '민주화 앞장 선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81학번인 그는 정치적 격변기에 사법시험 공부에 매진한 것에 대해 당시 민주화에 앞장 선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것을 계기로 법조인이 된 후 군법무관을 마치고 민변 활동을 하게 돼 결국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역구가 경기 안산 상록구갑인 그는 노후화된 반월시화공단 등 국가산업단지에 국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 법률을 통과시킨 것과 지연됐던 신안산선 착공이 내년 착공으로 결정된 것을 지역 사업 중 보람있는 성과로 꼽았다.
[Who is?]
1962년생인 전해철 의원은 전남 목포에서 출생해 마산 중앙고와 고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군법무관을 마친 1993년부터 민변 회원으로 인권변호사 활동에 나섰다.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과 정무특보를 거쳤고 19대 총선 경기 안산 상록구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