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정신과 의원에서 진정제를 과다 사용해 15세 정신질환 환자를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3월 약물용량 초과투여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던 A군(15)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으로 중랑구 소재 정신과 의원 원장 B씨(56) 등 의료진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원장을 포함,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2명, 보호사 4명 등 총 8명이다. 경찰은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료진은 행동장애를 앓던 A군에게 클로로프로마진 등 진정제 계통의 약물 등을 초과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용량을 초과투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보호사 C씨(35) 등은 치료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A군을 강박·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 중 저항을 막기 위해 허용된 물리적 접촉 한계치를 넘어선 혐의다. 환자와 접촉할 때 남겨야 하는 기록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간호사 D씨는 의사의 감독 아래 투여해야 하는 약물을 임의로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의 사인을 약물 이상 반응에 의한 급성심장사로 판단했다. A군은 중학교 입학부터 앓던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의원을 찾았지만 지난해 2월27일 입원한 후 2주일이 채 안 된 3월6일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보건법에는 정신질환자를 강박할 때, 사유와 내용을 기록하도록 돼 있다"며 "CCTV(폐쇄회로화면) 확인 결과 강박 모습은 포착했는데 기록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사가 A군에게 필요 이상의 강박이나 물리력을 행사한 점도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B원장은 "A군이 적은 약물 투여량으로 조절이 안 되는 상태였다"며 "상태에 따라 약물 투여량이 다른데 의학 교과서에 나온 적정 투여량 범위를 벗어나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