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정비사 사망사고를 수사한 경찰이 서울 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정비업체의 과실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2호선 구의역에서 유사사고가 발생해 구의역 사고의 수사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8월 강남역에서 유진메트로컴 직원 조모씨(29)가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사건에서 서울메트로와 유진메트로컴의 대표 등 경영진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 이들 중 일부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수사대상에는 두 회사의 대표를 포함한 고위 관계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메트로 대표는 기소의견 송치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후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남역 관계자를 포함한 서울메트로 직원들은 열차 위치 표시 기계가 고장난 사실을 조씨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조씨는 열차가 들어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올해 초만 해도 "작업자에게도 책임소지가 없다고 보기 힘들다"며 조씨의 과실로 수사를 매듭지을 듯했지만, 이번에 180도 입장을 바꾼 것이다. 지난 28일 구의역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스크린도어 작업자 사망 사고는 개인 과실이 아니라 안전업무를 외주화한 사용자 과실"이라는 여론이 우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과실이 아닌 서울메트로 등의 과실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마무리하고 있다"며 "입건대상 중 어느 범위까지 기소의견 송치할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검찰과 최종 조율을 시작했다"며 "구의역 사고의 영향을 받아 수사방향을 서울메트로 등 과실로 튼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