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해당이 안된다고 알려지면서 국회의원을 통해 청탁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닙니다. 국회의원도 김영란법에 해당돼요. 다만 업무 특성상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의견이 국회의원에게 전달될 때만 예외가 되는거죠. 지역구 예산 챙기느라 국회의원에게 접대하고 청탁하는 것도 다 김영란법 처벌 대상입니다."(염동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받은 이후 관련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법 적용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법무법인 세종 회의실에서 만난 염동신 변호사는 김영란법에 대한 '세간의 오해'로 말문을 열었다.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후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은 역시 변호사들이다. 세종은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반부패·컴플라이언스 전문팀'을 정비해 각종 자문 요청에 대응하고 있다. 염 변호사는 "기업부터 언론사, 공공기관까지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회사 김영란법 대상인가요?"…대상기관 4만개 '꼼꼼하게' 확인해야
이들은 주로 어떤 것을 궁금해할까. 염 변호사는 '적용범위와 대상' 등 구체적인 질문들이 많다고 전했다. 법 시행까지 두 달도 채 안남았지만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공공기관은 어디까지 해당되는지, 언론은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같은 질문이 많아요. 적용 대상 기관이 4만개 정도 되는데 본인이 적용 대상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봐요. 실제 '내가 적용 대상이냐'는 문의도 있어요."
예를들어 기업 사보는 정기간행물로 김영란법이 말하는 '언론'에 포함된다. 홍탁균 변호사는 "예를들어 같은 회사 직원이라도 사보를 만드는 직원은 기자로 김영란법에 해당되고, 다른 부서 직원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런 구체적인 대상과 범위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회계기준에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임 변호사는 "법인마다 회계 기준을 1월로 보기도 하고 3월로 보기도 한다. 업종마다 회계기준이 다른데 주는 쪽과 받는 쪽의 회계기준이 다를 경우 한 쪽은 연 300만원 기준에 맞는데, 다른 쪽은 기준을 넘길 수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는 받는 쪽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5·10'만 지키면 다 괜찮다? '직무관련성·대가성' 있다면 금액 상관없이 '뇌물죄'
'직무관련성'과 '사회상규'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특히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라는 기준만 강조되면서 '무조건 이 금액만 넘지 않으면 괜찮다'고 알려져 있는 것도 세간의 오해다.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면 이는 김영란법 이전에 '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다.
홍 변호사는 "공무원에게 인허가 업무와 관련해서 잘 봐달라며 5만원짜리 선물을 했다면 뇌물죄에 해당한다"며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는 금품 수수는 금액과 상관없이 처벌받을 수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직무관련성에 따라 나눠지기 때문에 직무관련성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변호사들은 임직원의 영업활동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메뉴얼 마련, 사전 예방 교육, 내부 감사 시스템 구축을 조언했다. 염 변호사는 "관리 감독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으면 법인과 임직원이 함께 처벌 대상이고, 부당이득은 환수당할 수 있다"며 "결국 법인이 관리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그동안 뇌물죄나 배임 관련 죄들은 해석에 따라 두루뭉술 한 부분이 있었는데, 김영란법은 구체적으로 금액까지 정해져있고 뇌물죄 입증 부담도 완화됐다"며 "수사기관의 부패수사 착수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봤다. 수사기관의 범죄 입증이 쉬워지고, 신고자 보상 정책상 제3자의 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때문에 결국 사전 관리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법을 위반할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Who is]
법무법인 세종의 '반부패·컴플라이언스 전문팀'은 공정거래, 기업·금융범죄, 자본시장 분야 등의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됐다. 홍탁균 변호사는 "처음 팀이 만들어진 것은 미국의 부패방지법(FCPA) 등 해외 부패 관련 법률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며 "김영란법 시행 이전 이미 수년간 반부패 전문팀을 구성해 준비해 그동안 축적된 경험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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