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카페서 다친 애완견 치료비 800만원, 카페 주인 책임?

한정수 기자
2016.08.11 06:10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 지난달 25일, A씨(53) 부부는 서울 강남의 한 애견카페를 찾았다. 부부가 기르던 개는 9개월 된 골든 리트리버로 무게가 31㎏에 달하는 대형견이었다. 부부는 잠시 애완견을 카페에 맡기고 차를 마셨다. 애완견은 카페 주인 B씨와 함께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B씨가 던진 공을 주으러 가던 애완견은 지하로 연결된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사고 직후 애완견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튿날 불거졌다. 갑자기 애완견이 신음소리를 내면서 잘 걷지 못하게 된 것. A씨 부부는 카페 주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B씨는 자신이 아는 동물병원에 A씨 부부의 애완견을 데려가 진료를 받게 했고, 진료비를 부담했다.

그러나 애완견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동물병원을 전전했고 애완견의 고관절이 탈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유명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수술과 입원 치료, 재활까지 시키는 데 700만∼8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부부는 이 사실을 B씨에게 통보했다.

A씨 부부와 B씨의 다툼은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A씨 부부는 B씨가 애완견 치료 비용을 부담한다고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B씨는 애완견을 키우는 견주 입장에서 도의적으로 이미 일부 진료비를 부담하는 등 책임을 다했는데도 A씨 부부가 과도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A씨 부부는 B씨를 형사 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계획이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A씨 부부의 사례처럼 반려동물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건 당사자인 B씨에 대한 형사처벌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법적으로 애완견 등 반려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된다. 따라서 애완견이 다쳤을 경우에는 다치게 한 사람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재물손괴죄의 경우 고의범만을 처벌하기 때문에 당사자가 일부러 동물을 다치게 했는지 입증이 필요하다. 애완견을 돌봐야 될 사람이 실수로 다치게 했다고 해서 형법상 처벌을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B씨가 직접적으로 A씨 부부의 애완견에 상해를 입힌 게 아닌 이상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민사적으로 A씨 부부는 치료비 등 일부 손해배상액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애견카페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카페 주인의 과실이 있다고 보긴 힘들지만, B씨가 A씨 부부의 애완견을 돌보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일부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애완견이 다쳐 A씨 부부가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될 수도 있다. 통상 법원은 물건이 손괴된 경우 그 주인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하지 않지만 반려동물의 경우는 달리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2014년 4월, 한 견주가 자신의 애완견을 다치게 한 사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애완견은 다른 강아지로 대체할 수 없는 존재고, 소유자와 감정적 교류를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20만원의 정신적 위자료를 인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반려동물이 다친 경우 진료비 전체를 다 손해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정립된 판례가 아직 없다"며 "A씨 부부 사건의 경우 카페 주인의 과실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또 "최근 반려동물을 둘러싼 법적인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대부분 청구 액수가 소액인 만큼 판결보다는 조정 등으로 해결이 되는 경우가 더 잦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