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9명의 변호인 중 7인을 전격 해임한 가운데 서울 서초동 변호사업계에는 '박지만 EG 회장이 누나를 돕기 위해 대형로펌의 형사전문 변호사를 물색하고 있다'거나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직접 대형로펌에 수임을 부탁하다가 거절 당했다'는 등 설이 돌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고사했다는 로펌의 이름이 돌기도 한다.
대형로펌 관계자들은 해당 설의 진위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에 기존 기업들과의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대형로펌이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국내 주요 6대 로펌 중 한 곳의 변호사는 10일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 통화에서 "대형로펌의 특성상 어느 특정 정파와 친밀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라도 중립적 스탠스를 취해왔다"며 "가뜩이나 평판에 민감한 대형로펌들이 지금과 같은 정권교체기에 박 전 대통령의 총알받이로 나서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 역시 "돈이 되든가 미래가치가 있든가 해야 이만한 사이즈의 사건에 나설 텐데 박 전 대통령 사건은 이 중 아무 데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탄핵심판 과정에 대리인단으로 참여했던 변호사들에 대한 수임료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소식도 변호사업계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로펌 변호사가 변협 회장 선거나 서울지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오면 회사 차원에서 해당 변호사를 내보낼 정도로 대형로펌은 정파와의 관계를 단절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며 "대형로펌 중 정치적 부담을 지면서까지 탄핵된 대통령의 사건을 맡으려고 할 곳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변호인단에 잔류한 채명성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합류하면서 법무법인 화우를 나왔다. 대형로펌 입장에선 현 정국에서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 합류하는 것은 로펌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소속 변호사 개인 차원이더라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대리하고 있는 대형로펌들이 향후 박 전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박 전 대통령 변호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현재 출연금을 낸 모 그룹을 대리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대기업들이 우려하는 바는 뇌물죄 혐의로 기소되는 경우"라며 "특가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나 형법상 뇌물관련 혐의로 대기업들이 기소되지 않기 위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뺏겼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이들 대기업을 대리하는 대형로펌은 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며 "박 전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을 대형로펌이 수임한다면 이해상충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일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의 4차 조사를 앞두고 종전까지 9명의 변호인단 중 유영하, 채명성 변호사 등 2명만 남기고 나머지 7명을 전격 해임했다. 일각에서는 변호인단 사이에서 수사대응 전략 등을 두고 내분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대통령 측이 중량감 있는 변호인단을 구성하지 못해 수사대응에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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