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통령", "바보 대통령", "누구보다 따뜻한 대통령", "시대를 앞서간 대통령"….
22일 서울 종로구 CGV대학로에서 열린 영화 '시민 노무현' 시사회에서 만난 관객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기억하세요?'라고 물었다. 각기 다른 답이 돌아왔지만 같은 감정이 묻어났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이었다.
◇23세 대학생 박민정·오모씨="노 전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12살 초등학생이었다. 임기 때 기억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후 대통령들에 대한 실망이 커서인지 좋게 기억한다. 대통령이라고 하면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노 전대통령은 친근한 이미지로 남아있다."(오씨)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되고 나서도 공격하는 세력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수소경제처럼 지금 생각해도 선진적인 정책을 많이 펼치셨는데 괜히 이유없이 욕을 많이 드셨던 것 같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셔서 너무 안타깝다."(박씨)
◇41세 음악인 신도영씨="투표권을 갖게 되고 첫 투표를 노 전대통령에게 행사했다. 국회의원 시절 대정부질의를 했던 저돌적인 모습을 보고 노 전대통령을 더욱 좋아하게 됐다. 돌아가시고 나서 노 전 대통령이란 사람을 더 잘 알게돼 아쉬운 마음이다."
"노 전 대통령 이후 바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세상은 바보가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자기 생각을 거짓없이 이야기하고 약속한 건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위안부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들었는데 노 전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43세 직장인 김윤정씨="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나오던 길에 노 전 대통령의 비보를 들었다. 뉴스를 보면서도 '이상하다', '이럴 리가 없다', '이렇게 가실 분이 아니다'란 생각만 들었다. 노 전대통령의 지지자셨던 아버지와 그날 저녁 술을 마시며 눈이 빨개지도록 울었다. 지금도 안 믿기고, 봉하마을 가면 웃고 계실 것만 같다."
"그 어떤 정치인보다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진실이라고 느껴져 지지했다. 권력을 누리지 않고 국민 입장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이었다. 누구보다 따뜻했고, 강한 동시에 약한 분이기도 했다.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신 모습을 세상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50대 직장인 이충원씨(55)·이선경씨(51) 부부="역대 대통령 중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다. 재임 때는 잘 알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았다. 돌아가시고 나서 안타까운 마음이 우러나와 노 전 대통령이란 사람을 알고 싶어졌다. 누가 봐도 꾸밈없는 모습에 점점 마음이 갔다. 노 전 대통령 추억하는 책이나 영상을 많이 보고 봉하마을도 수차례 다녀왔다."
"고생을 사서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사람이다. 원대했던 꿈을 다 이루기엔 5년이란 세월이 부족했던 것 같다. 뒤돌아보니 노 전대통령의 행보 하나하나가 이해가 돼 더욱 먹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