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벌'에 '메이크업', '백팩'까지…. 대중교통 안 '불청객'이 승객들을 괴롭히고 있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지켜야 할 매너가 상식이 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민폐 승객'이 많은 실정. 오히려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진상 승객이 더 늘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불편을 겪는 승객이 늘며 시민의식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2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직장인 513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출퇴근길 꼴불견'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이 민폐 승객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본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중교통 출근길 꼴불견 유형' 1위엔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15.6%)이 1위로 꼽혔다. 직장인 A씨(31)는 "조용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옆 사람이 이동 시간 내내 시시콜콜한 수다로 계속 통화하는 게 진짜 괴롭다. 저번에 광역버스 안에서 한 남자가 영어로 오랜 시간 통화해 다른 승객이 '지금 영어 잘한다고 자랑하는 거냐'고 화내서 말다툼이 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내리기도 전에 먼저 타려고 밀치는 사람(12.2%) △아무렇지도 않게 새치기하는 사람(10%) △넓은 자리를 혼자 차지하고 앉는 사람(8.8%) 대중교통 꼴불견 유형으로 꼽혔다.
직장인 B씨(25)는 "개인적으로 가장 싫은 유형 중 하나가 내리기 전에 타는 사람"이라며 "얼마 전 버스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뒷문이 열리자마자 승객들이 우르르 탔다. 카드 찍고 내리려고 했는데 한 중년 여성이 자꾸 내 카드를 쳐내면서 '어휴 좀 치워'라고 했다. 짜증이 확 났지만 '먼저 내리고 타셔야죠'라는 말밖에 못 했다"고 토로했다.
'쩍벌족'(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승객)은 여전히 대표적인 민폐 승객으로 꼽힌다. '쩍벌남'이라는 단어가 생긴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이같은 행태는 개선되지 않는 모양새다.
'백팩족'도 민폐 승객의 한 유형. 최근 대중교통 안에서 백팩은 '흉기'와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붐비는 버스·지하철 안에서 백팩을 뒤로 멘 승객이 통로를 가로막거나 다른 승객을 위협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지하철공사가 지속적으로 '백팩 바로 메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편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
누리꾼 C씨는 "매일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백팩에 밀려 휘청거리며 출근한다. 백팩에 여기저기 얻어 맞는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백팩을 앞으로 메고 타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라고 꼬집었다.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화장하는 것도 민폐라는 의견이 있다. 공공장소에서 사적인 일을 하는 것 공공예절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 가루가 날리는 것이 위생상 좋지 않다는 것.
직장인 D씨(28)는 "간단한 화장은 상관없는데 파우더 등을 이용한 풀메이크업은 민폐가 맞는 것 같다"라며 "화장하느라 옆 사람을 툭툭 치는 경우도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민폐 유형 외에도 기상천외한 '진상' 승객을 경험한 이들도 많다. 직장인 E씨(25)는 "지하철 옆자리에 할아버지 한 분이 타셨는데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젓갈이랑 밥을 꺼내서 드시더라"며 "먹으면서 나에게 자꾸 말을 걸었다. 그러다 젓갈이 내 옷에 튀었다. 닦아주려고 해서 됐다고 했다. 그 일이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전했다.
직장인 F씨(30)는 "지하철 타고 졸면서 집 가는데 누가 발을 툭툭 쳤다. 실수로 발을 건드렸나 싶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또 쳐서 눈을 떴다. 한 노인 분이 멀찍이서 발만 내밀어 툭툭 치고 있었다"며 "옆에 남자들도 많았는데 여자인 나한테만 그랬다. 자리를 비켜달라는 건가 싶어서 일어났더니 바로 그 자리에 앉았다"고 말했다.
누리꾼 G씨는 "요즘 옆에 앉은 승객들 휴대폰을 힐끗거리면서 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것도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이다"라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예절 의식은 아직 한참 뒤떨어진 듯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