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막으려 중국인 입국 금지? '실익' 없는 이유

박가영 기자
2020.01.29 08:42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하면서 중국인의 국내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청와대 청원은 게시 닷새 만에 동의 인원이 5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인 입국 금지가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8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라이브'에 출연해 "WHO(세계보건기구)가 위기 상황일 때 견지하는 자세가 하나 있다. 어떤 감염병이 유행할지라도 물류의 전달과 사람의 교류를 막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가 실익이 없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입국을 거절하기 시작하면 밀입국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경유지를 여러 군데 거쳐서 들어올 수도 있다. 정보 확인 전에 검역대를 지나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내 감염을 막기 힘들어진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밀입국 혹은 경유지를 거쳐 들어온 중국인은 우리나라에서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된다. 자신이 법을 어기고 입국했으니 증상이 있더라도 숨어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사진=알릴레오 유튜브 영상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중국인 입국 금지보다) '한국은 문제가 생겨도 치료를 잘 해주더라'라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중국 정부가 과거 1억원을 들여 한국인 메르스 환자를 치료해 준 것을 언급하며 "당시 중국 정부가 오히려 우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보를 잘 알려줘서 우리나라(중국) 안에서 확산하지 않게 도와줘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불안함은 안다"라면서도 "다 막아버리면 잘 될 것 같지만 이번 한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다음에 우리나라에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중국 쪽에서 '우리도 한국인 입국 금지 할거야'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말 황당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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