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 마스크 반출금지 전에 보내자" 광화문 우체국 가보니

오진영 인턴기자
2020.02.04 04:30

중국 보따리상인·동포 등 택배 포장 줄이어…"가족들 너무 걱정돼"

광화문우체국. /사진 = 오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고 있는 중국에 국제 택배를 이용해 마스크를 보내기 위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체국은 '따이공'으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인에서부터 중국동포, 현지에 가족을 둔 한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40년 넘게 서울 광화문을 지켜온 광화문우체국을 찾아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내 가족 걱정돼"…품질 좋은 '한국산 마스크', 금지되기 전에 보내자
중국으로 보내기 위해 우체국 국제택배상자에 포장중인 마스크. /사진 = 오진영 기자

중국 국적의 A씨(50)는 민주화의 물결이 불고 있는 홍콩에 거주하는 가족에게 마스크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을 찾았다. A씨는 "한국산 마스크는 품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마스크 구매 1순위"라면서 "홍콩에선 시위도 겹쳐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한국산 마스크를 공식 수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국 국적의 B씨(53)는 광동의 선전·광저우 등 다양한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마스크를 보낼 계획이다. B씨는 "광저우와 우한이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지만 뉴스를 보니 마스크 없는 가족들이 너무 걱정된다" 면서 "한국 정부가 마스크 반출 금지조치를 하기 전에 빨리 마스크가 갔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명동·건대입구 등 서울의 번화가에는 마스크 구매를 위한 중국인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27일 명동의 한 약국에는 마스크 구매를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으며, 2일 건대입구의 '중국인 거리' 앞 약국에는 "마스크가 품절됐습니다"는 문구가 나붙었다.

중국서는 '마스크 대란'…가족 걱정하는 우리 국민들 발걸음도 이어져
마스크가 없어 엘레베이터를 탈 때마다 '휴지로 손을 닦으라'는 공지문을 붙인 중국의 한 아파트. /사진 = 독자 제공

한켠에는 중국 현지에 거주하는 가족에게 보내기 위한 마스크 포장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시민도 포착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중국에서는 한 사람당 마스크 2장만 구매할 수 있다"면서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동생이 고객에게 보낼 것이라고 해 마스크를 보내주는 중이다"고 말했다.

우체국 관계자는 "계속 마스크를 보내기 위한 고객 분들이 찾아오신다"면서도 "요 며칠간 특별히 발송이 늘어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발송금지조치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발송량이 많아 현재 발송 지연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는 가족·친지 등이 아닌 수익 목적으로 마스크를 대량 구매한 뒤 중국으로 반출하는 '보따리상'은 강하게 규제할 방침이다. 지난 2일 식약처는 관세청에 "대량의 마스크 반출 행위를 막아달라"는 협조 요청을 했으며, 유관 부처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금지 수량 기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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