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성년 성착취물 처벌강화…대법원 양형기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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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3 14:25

솜방망이 비판속 적정 양형 판사 설문…내달 본격논의
양형기준 없어…미성년 성착취물 소지 85% 처벌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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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이장호 기자 =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을 텔레그램 비밀방에 유포한 일명 'n번방·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착취 동영상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법원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관련 양형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23일 법원 등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판사들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11조 등과 관련해 적절한 양형이 얼마인지를 묻는 취지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배포·제공하거나 전시·상영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그러나 다른나라와 비교해 우리법원에서 실제로 내려지는 형은 경미한 수준이다. 최근 아동 성착취 동영상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가 국제 수사망에 적발되면서 해외 범죄자들은 단순 소지만으로도 10년이 넘는 형을 선고받은 반면, 정작 사이트를 운영한 손모씨(23)는 한국 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이라는 가벼운 형을 선고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비단 손씨만의 경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아동 성착취 영상 관련 범죄자들의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비판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11월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소지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2146명이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이 가운데 44.8%가 불기소 처분으로 재판도 받지 않고 풀려났고 40%는 소재불명 등으로 수사가 중지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아동 성착취 동영상 소지자 가운데 85%가 처벌을 받지 않았다. 아동음란물 소지 자체에 대해 심각한 범죄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양형위원회에 아동청소년 음란물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설정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범죄에 대해서는 따로 양형기준이 설정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양형위원회는 판사가 법정형을 선고할때 참고하도록 양형기준을 설정한다. 강제가 아닌 권고적 기준이지만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문에 양형이유를 기재해야하므로, 판사는 합리적 사유 없이 양형기준을 위반할 수 없다.

양형위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자료로 삼아 4월 예정된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음란물 범죄에 대한 적절한 형량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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