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구하라법…해외에선 어떻게?

유동주 기자
2020.08.27 05:07

[the L][나쁜부모와 구하라법③] 법체계 혼란은 최소화…피상속인 의사는 최대한 반영할 묘수는?

故 구하라 오빠 구호인 씨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故) 구하라 사망 후 벌어진 상속분쟁으로 관련 민법 조항을 개정하자는 '구하라법' 입법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개정안은 유산을 상속받을 수 없는 결격사유로 직계존속(구하라 사건에서 친모)으로서 피상속인(구하라 사건에서 구하라)에 대한 부양의무를 게을리 한 경우를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자녀인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상속만 받으려는 직계존속이 없도록 하려는 취지다.

현행 민법 제1004조에는 일정한 형사상의 범죄행위(피상속인·직계존속·배우자 등의 살인·살인미수·상해치사)와 피상속인의 유언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정행위(사기 또는 강박으로 유언 방해, 유언서 위조·변조·파기·은닉 등) 5가지를 상속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해외에도 우리 민법과 유사한 '상속결격사유'를 두는 경우가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구하라법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유사법제는 △상속결격을 두는 경우 △법원의 결정에 의한 상속권 상실 제도를 두는 경우 △상속결격과 상속권상실제도를 병행하여 운영하는 세가지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

우리와 유사한 상속결격 제도를 두는 중국과 대만

중국은 상속법에서 상속결격사유 중 하나로 '피상속인을 유기한 경우 또는 피상속인에 대한 학대의 정도가 중한 경우'를 제시해 두고 있다. 대만도 민법 상 법정상속인은 중국과 유사하게 규정하면서 상속결격사유 중 하나로 '피상속인에게 심각한 학대 또는 모욕을 해 피상속인이 상속을 못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도록 하는 경우' 두고 있다.

법원 재판을 통한 상속권 상실 제도를 둔 독일과 일본

독일 민법도 우리 민법과 유사하게 피상속인에 대한 살인·살인미수 등 중대범죄, 피상속인의 유언 방해 등으로 상속결격사유를 한정하고 있다. 여기에 법정상속인에게 인정되는 의무분(유류분)을 박탈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직계비속이 피상속인에 대하여 법률상 부담하는 부양의무를 악의적으로 위반한 때'를 더 두고 있는 점이 다르다.

일본 민법의 상속결격사유는 우리 민법과 거의 유사하다. 다만, 유류분이 인정되는 △추정상속인이 피상속인에 대하여 학대를 하거나 △중대한 모욕을 가하거나 △그 밖에 추정상속인에게 그 밖의 현저한 비행이 있는 경우 피상속인은 생존시에는 그 추정상속인이 상속권을 잃도록 가정재판소에 청구할 수 있다. 사망시에도 유언으로 그 의사를 표시해 그 추정상속인의 상속권을 상실하도록 가정재판소에 청구할 수 있다.

결격사유와 결격효과로 경중을 고려한 프랑스

프랑스는 형법의 범죄 체계에 따라 민법에서 결격효과와 결격사유를 구분짓는다. 프랑스 민법 제726조에서는 사망자를 사망하게 해 중범형을 선고받은 자는 해당 결격사유가 있으면 상속결격의 효과가 법률상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본다. 제727조에서는 △사망자에 대해 경범형을 선고받거나 △형사소송에서 사망자에게 불리하게 거짓으로 증언하여 유죄판결을 받거나 △사망자에 대한 무고죄로 유죄판결을 받는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결격선고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해당 상속결격사유가 있는 경우, 상속인 사망이나 관련 판결 후 6개월 이내에 다른 상속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재판을 청구해 법원 판단을 기다려 상속 개시시부터 결격의 효과가 생기게 한다. 피상속인이 해당 상속결격자에게 상속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한 경우에는 상속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보완하고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해외 주요 국가들은 상속과정에서 구체적 사안을 반영해 피상속인에 대한 학대나 유기 혹은 가족법상 의무 해태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법정상속인의 상속이 배제되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대체적으로 피상속인의 상속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상속권 제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상속인이 결격사유가 있더라도 피상속인이 상속인을 용서해 상속을 원하는 경우에는 해당 상속을 그대로 이뤄지도록 하고 있는 것도 참고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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