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발명단에도 없던 판사가 갑자기 하버드 공대로 연수?…판사들 뿔났다

이태성 기자, 김종훈 기자
2021.08.07 07:00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대법원이 특정 판사의 해외 연수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연수 신청 절차에서 각종 편의를 봐줬을뿐 아니라 판사 업무와 관련이 없는 공대에 연수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일부 판사들은 대법원에 해명과 선발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A판사(변시 1회)는 이달 연수를 위한 출국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 출국대상자는 2019년 연수에 선발됐으나 코로나19로 지난해 출국하지 못했던 사람들인데, A판사는 그해 연수 선발자 명단에 없다. 갑자기 등장한 A판사의 이름에 판사들 사이에서는 '대체 어떻게 선발된거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A판사는 올해 미국 하버드대로 연수를 신청해 선발됐다. 예외적으로 올해 선발돼 올해 출국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연수 선발 발표는 다음달인데 대법원이 A판사에 대해서만 선발 사실을 미리 알렸고, 출국까지 허가해 준 것이다.

통상적으로 판사들은 연수 선발 발표가 나더라도 그해 출발하지 못한다. 선발 발표가 난 후에야 행정처의 허가를 받아 해외 대학과 연수와 관련한 협의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A판사는 선발 발표 이전에 미국 하버드대와 연수와 관련한 협의를 마쳤고, 대법원은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해외 연수를 다녀온 한 판사는 "법원 허락 없이 사전에 대학에 연수 승인을 받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대학을 변경하려고 해도 행정처와 사전협의를 해야하고 허가가 쉽지 않은데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A판사는 하버드 공대에서 연수를 할 것으로 확인됐다. 판사들은 해외 연수를 갈 때 법률과 관련한 연수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수에는 국비지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법률과 연관이 없는 내용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휴직을 신청하는게 옳다는 분위기가 있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판사는 "국비로 판사의 공대 공부를 지원할 이유가 있는가"라며 "대법원이 A판사처럼 연수에 편의를 봐준 경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법원 내부에서는 A판사의 연수선발 과정을 공개하고, 선발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초동의 한 판사는 "그동안 이렇게 연수를 간 판사는 한명도 없었다. 법원이 명백하게 A판사에게만 편의를 제공한 것"이라며 "대법원이 A판사만 특별대우를 한 이유를 명백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법원은 "A판사의 개인사정이 고려됐다"고 했다. 개인사정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논란과 관련해서는 다음주 초 판사들에게 자세히 해명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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