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경찰서가 여성가족재단에서 발표한 일부 표현을 마치 올바른 표현인 것처럼 바꿔 부르도록 교육·홍보하는 글을 내부 인터넷망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궁은 포궁이라 부르는 게 대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소속이 경찰청으로 표시된 글 작성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라며 "무려 OO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올린 글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고 하며 여러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에는 '요즘은 이렇게 부르는 게 대세!'라는 제목의 간단한 문제 풀이 화면이 담겨 있다. 여기서는 '자궁'을 '포궁'으로, '산부인과'는 '여성의원', '유모차'는 '유아차' 등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궁은 '아들'을 품는 집이라는 한자어이기 때문에 특정 성별이 아닌 세포를 품는 포궁이 더 적합하다고 한다. 또 산부인과는 여성이 출산할 때만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유모차는 엄마가 아이를 태우고 끌고 다니는 차가 아니고 아이를 태우는 차라서 유아차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성차별 언어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시민 의견을 모아 발표한 성평등 언어 사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재단은 이후에도 '스포츠맨십'을 '스포츠정신', '비즈니스맨'은 '비즈니스퍼슨', '효자상품'을 '인기상품'으로 바꿔야 한다는 언어 사전을 추가 발표했다.
일부 시민 단체가 이에 반발하기도 했다. 단체에 따르면 두 번째 진행됐던 성차별적 단어 바꾸기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은 불과 701명이다. 이중 여성이 76.6%, 남성은 23.4%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단체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왜 여성 편향적 재단 명칭은 그대로 두고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 애먼 단어만 때려잡느냐"며 "(성평등 언어 사전은) 전체 일반 국민을 고려치 않은 극도로 편향된 페미니즘 시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왜 저런 걸 교육하죠?", "여성청소년과 조금은 경찰에 도움 된다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네요", "같은 밥 먹고 누구는 민원인과 전쟁인데 누구는 근무 시간에 저러고 있네", "여성청소년과도 폐지해야", "이게 우리 업무랑 무슨 상관있냐" 등 의견을 보였다.
누리꾼들도 "언어가 무작정 바꾼다고 다 되나? 사회적 통용이라는 게 있는데", "자궁의 자자가 아들이 아니라 자식을 의미하는 건데 '여자'도 그럼 '여포'로 바꿔야 하냐", "한자의 기본도 모른다고 광고하는 거냐", "산과와 부인과를 합친 게 산부인과인데"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