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 뒤 혈전증으로 죽은 교사에게 국가가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백신과 사망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최근 사망한 교사 A씨의 부모 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교육청 소속 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중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대상자로 선정돼 2021년 7월28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A씨는 접종 9일 뒤부터 소화불량·구토 등의 증상을 보였고, 병원 의료진은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을 의심했다.
이후 A씨는 상급병원으로 전원돼 정맥 혈전증으로 소장에 허혈이 발생한 데 따른 소장절제술을 받았다. 그러나 입원 치료 중 급성 간부전·신부전, 패혈성 쇼크가 발생해 같은해 9월3일 사망했다.
A씨 부모들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신청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2022년 5월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돼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에 해당하지 않고, 기왕증인 기무라병 악화로 혈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보상을 거부했다. 이의신청도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질병청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예방접종 피해보상에서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사정을 고려해 인과관계를 추단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예방접종과 망인의 혈전증 발생·악화 및 그로 인한 사망 사이에는 시간적 밀접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A씨의 기저질환인 기무라병도 인과관계에 영향을 미칠 사유로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무라병이 일반적으로 혈소판 감소나 광범위한 정맥 혈전 형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 또 기무라병 재활성화로 혈전증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도, 백신 접종이 재활성화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교사라는 이유로 정부의 우선접종 대상자로 선정돼 백신을 맞은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예방접종은 기저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그 위험성에 관한 심사숙고 없이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며 "기저질환의 존재는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긍정하는 요소로 참작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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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등 mRNA 백신과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사이의 관련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질병청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연구결과가 충분히 집적되지 않았다는 것을 관련성을 시사하는 다른 논거들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논거로 참작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