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이라 기대하고 왔는데… 학생들은 딱 6명 왔어요."
2일 오후 12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문 건너편 골목의 한 김치찌개집. 이곳에서 1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사장 김세경(64)씨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가게 내부 테이블 10개 중 4개만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다. 코로나19(COVID-19) 이전이었다면 가게 밖까지 대기줄이 길게 늘어있을 시간이었다. 이날 닫혀있던 캠퍼스 문이 열리며 끊겼던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대학가 상권에선 '개강 특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씨는 "코로나 이후로는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그래도 오늘 개강 첫날이라 기대하면서 음식을 준비했는데 학생들은 6명 밖에 안 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대면수업 확대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게 유리창 밖으로 지나다니는 학생들을 바라보던 김씨는 "3월 신학기가 됐으니 (학생)손님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7일 교육부는 2022학년도 1학기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교육분야 단계적 일상 회복 추진방안'의 연장선의 일환으로 대학 대면수업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가파른 현 상황을 고려해, 대학별 코로나19 방역체제를 구축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학습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대면수업 확대 조짐에 주변 상인들의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개강 첫날 대학가 상권 풍경은 상인들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수업을 들으러 학교를 찾은 학생들이 이전보다 늘었났지만 식당과 카페 등이 널린 캠퍼스 앞은 한산했다.
15년째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제본업체를 운영 중인 이우용(40대)씨는 "사람이 모여야 워크숍이나 회의를 할 텐데 그러질 못하니 자료 제본 의뢰를 받을 수가 없는 처지"라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오늘처럼 개강 첫날이면 학생들이 몰려오는데 오늘은 손님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북구 성신여자대학교 인근에서 10년동안 분식집을 운영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모씨(70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 방문한 이씨 가게 안은 성신여대 재학생 3명만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씨는 "가게 매출이 4분의1까지 줄었다"며 "원래 지금이 가장 사람이 붐빌 시간대인데 텅 비었지 않느냐"고 말했다.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상권이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대면수업 확대 계획이 발표된 만큼 대학가 상권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은 분명했다. 이씨 가게 근처에서 지난해부터 부동산을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 A씨(여·50대)는 "올해는 대면수업을 (확대)한다고 해서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 방을 얻으러 많이들 왔다"며 "2년동안 주변 상권이 거의 막혀있었는데 이제는 좀 훈풍이 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중문 앞에서 9년간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소모씨(50)도 "개강 첫날이었는데 대학생 손님들은 아직 못봤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대면 수업을 하면 학생들도 많아지니까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수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1만9241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일 치솟는 확진자 숫자에 대학가 수업도 다시 비대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학들은 대면수업 확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확산세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수업 운영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관계자는 "교육부 방침도 그렇고 학교 내부적으로 점진적으로 대면 수업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각한 만큼 중증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로 간다면 대면수업 비중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사립대학교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2일~15일 2주간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정했다"며 "아직까지는 점진적으로 대면수업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구성원 대비 확진자 비율에 따라 수업 방식에는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