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 강제추행 = 주거침입 강간' 처벌조항 위헌…효력상실

성시호 기자
2023.02.23 15:21
/사진=뉴시스

주거침입과 함께 강제추행이나 준강제추행을 저지르면 주거침입강간죄와 동등하게 보고 7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된 성폭력처벌법조항이 위헌 결정에 따라 효력을 잃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성폭력처벌법(성폭법) 3조 1항에 제기된 위헌법률심판 제청 25건과 헌법소원 7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현행 성폭법 3조 1항에는 주거침입·야간주거침입절도·특수절도를 저지르거나 미수에 그친 사람이 강간·준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을 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날 헌재는 '주거침입을 한 사람이 강제추행·준강제추행을 저지른 경우' 이같은 조항을 적용할 수 없도록 조문을 부분적으로 무효화했다. 위헌 결정이 내려진 법률조항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는 "사적 공간에 침입한 자가 저지른 성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정책적 이유를 고려하더라도, 범죄 행위 유형의 다양성과 상대적으로 넓은 경중의 폭까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높게 책정해 경미한 강제추행 또는 준강제추행까지 모두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또 "성폭력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거나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라며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성폭법 3조 1항에 규정된 주거침입강제추행죄·주거침입준강제추행죄는 당초 법정형이 '5년 이상 징역'이었다. 그런데 이 조항은 2020년 5월 개정돼 '7년 이상 징역'으로 변경됐다.

판사는 정상참작 감경을 통해 법정 하한형을 절반까지 감형할 수 있는데, 개정된 성폭법의 3조 1항에선 법정 하한형이 징역 7년으로 늘면서 최대 감형폭이 징역 3년6개월으로 줄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 징역형에만 적용될 수 있다. 결국 성폭법 개정 이후 주거침입강제추행죄·주거침입준강제추행죄가 인정된 피고인은 추가적인 감경사유가 없으면 대부분 징역 실형을 선고받게 됐다.

헌재는 "집행유예는 재범 방지라는 특별예방 측면에서 운용되는 대표적인 제도"라며 "심판대상조항은 경미한 죄를 범한 경우도 특별예방효과를 제고할 가능성을 극도로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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