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명령받고도 양육비 안 준 부모들…"정당한 처벌 내려야"

이승주 기자, 정경훈 기자
2023.11.08 06:00
/사진=뉴시스

40대 남성 신모씨와 여성 홍모씨는 2014년 이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현재 고등학생인 아들 2명이 있다. 이혼한 뒤 자녀는 홍씨가 홀로 키웠다. 신씨는 2015년까지 1년 동안 양육비 1000만원을 보내다 연락을 끊었다. 홍씨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리던 중 "전 남편이 아이들에 대해 어느 것도 책임지지 않아 부당하다"며 신씨를 고소했다.

여성가족부 양육비관리이행원은 신씨가 홍씨에게 지급해야 할 양육비를 총 7480만원으로 계산했다. 창원지법은 2021년 신씨에게 전체 양육비 중 일부인 1200만원을 한달에 100만원씩 정기적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신씨는 법원 판결 이후에도 1년 넘게 양육비를 보내지 않았다. 결국 신씨는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단독 최문석 판사는 오는 17일 신씨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한다.

홍씨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양육비는 아이들 돈이니 아이들에게 줄 것"이라며 "법원이 전 남편에게 정당한 책임을 지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술업에 종사하는 신씨는 "돈이 없어서 줄 수 없었다"며 "작품을 팔아 돈이 생기면 당연히 양육비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에서도 비슷한 사건의 재판이 열린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김지영 판사는 오는 20일 양육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박모씨에 대한 1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박씨 역시 전처인 김모씨에게 정기적으로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 명령에도 양육비를 보내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양육비 미지급으로 2021년 인천가정법원에서 감치명령을 받았는데도 1년 넘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현재 초등학생 아들 2명을 혼자 기른다. 아이들이 영유아일 때부터 작은 실내포장마차를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하다 지금은 공장에서 일한다. 김씨는 "하루 남는 돈이 7만원이었는데 부모님 도움이 없었다면 분유값과 기저귀값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한달에 한 아이당 40만원이 필요한데 그렇게 큰 돈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박씨를 처벌해달라며 인천지법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박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양육비 미지급과 관련해 검찰이 올 들어 기소한 사건은 14건으로 집계된다. 대검찰청은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을 원칙적으로 기소한다는 내용의 사건처리기준을 지난 6일 전국 검찰청에 보냈다. 그동안 양육비 관련 사건은 대부분 벌금 등 약식 기소로 처리돼 아직까지 실형이 선고된 전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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