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허덕이는 검찰이 15~20년 경력 고참 검사들로 이뤄진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이 더 많은 사건을 맡도록 하는 사건 배당 개편안을 마련했다. 3개월간 일선 지방검찰청에 맞는 방식으로 개편안을 시범 운영한 뒤 오는 6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7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 기획조정부는 중경단 사건배당을 늘리는 방식 3가지를 담은 개편안을 지난 5일 각 지방검찰청에 내려보냈다.
첫째 방식은 절대적인 건수를 정한 뒤 매달 사건 몇 건 이상을 중경단에 배당하는 식이다. 둘째 방식과 셋째 방식은 일선 검사들의 업무량을 고려해 사건을 배당한다. 둘째 방식은 비교기준이 사건수, 셋째 방식은 기록양(쪽수)이다. 예를 들어 둘째 방식은 일선 검사들이 한 달 평균 사건 100건을 배당받는데, 중경단 비율을 50%로 정했다면 매달 중경단 검사들에게 각각 50건을 배당하는 식이다.
일선청은 3가지 방식 가운데 상황에 맞는 방식 1개를 선택해 다음주부터 3개월간 시범운영한다. 이후 대검이 운영 효과와 검찰 구성원 의견 등을 고려해 이르면 6월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대검은 각 방법에 따른 적정숫자, 비율을 예시와 함께 안내했고, 각 청은 구성원들과 논의를 거쳐 이를 조정해 운용할 계획이다. 중경단 명칭을 '전문조사단'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기존 이름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경단은 2014년 서울중앙지검을 시작으로 전국 검찰청에 확대 설치됐다. 피해액이 수억 원을 넘는 사기·횡령·배임 등 난도가 높은 경제 사건을 15∼20년 수사 경력을 갖춘 선임 검사에게 맡기겠다는 취지였다.
전국에 중경단 검사는 약 80여명이 있는데, 검사들 다수가 중경단을 관리하는 차장검사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다. 검찰총장(27기)보다 고참인 경우도 있다. 직함은 '부장검사'지만 평검사처럼 수사관 1명, 실무관 1명과 함께 근무한다.
검찰은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이들이 맡아야 할 '적정한' 업무량을 산정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중경단을 관리하는 전국 청 차장검사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중지를 모았고, '초임검사와 총장과의 대화'와 '전국 중경단 단장 회의' 등 여러 간담회에서 검찰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중경단 측은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현재 업무량도 과다해 사건배당 확대 움직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선 형사부 검사들이 매달 100건 이상을 배당받고 있는 데 비해 중경단 업무량은 턱없이 적다는 게 일반 검사들의 시각이다.
검찰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2014년 이후 10년 넘게 검사정원(2292명)은 동결돼 있는데 10년차 이하 평검사 퇴직은 갈수록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퇴직 검사 중 10년차 이하 검사 수는 △2019년 19명 △2020년 21명 △2021년 22명 △2022년 41명 △2023년 38명이다.
공판중심주의는 강화되고 형사사건이 더 복잡해진 것도 업무부담이 가중되는 이유다. 2015년 대비 2020년 기소 건수와 재판기간 모두 20% 넘게 늘면서 건당 기록 쪽수, 평균 공판기일 횟수 모두 증가하고 있다. 현재 공판검사 1인당 1.68개 재판부를 담당하며 주5일 재판에 참여한다. 여기에 정치권 관련 대형사건에 투입되는 파견검사도 많다 보니 부족한 인력을 전체 청 단위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