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 측에서 심판 관련 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수사 기관의 소환 조사에도 출석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탄핵 심판을 미루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헌재는 17일 오전 11시 언론 브리핑에서 "전날 탄핵 심판 접수 통지서를 보내고 답변서를 대통령실 측에 요구했다"며 "송달 진행 중으로 대통령실에서 확실한 접수 확인이 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관련 서류를 송달받은 피소추자는 헌재에 답변서를 제출할 수 있다.
만약 송달 접수가 늦어질 경우 답변서 제출 기한이 밀릴 수 있다. 헌재는 전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인편과 일일 특별수송 우편, 전자문서 시스템 3가지를 활용해 국회 탄핵소추 의결서 등 탄팩심판 관련 서류를 보냈다. 송달받은 날을 기준으로 7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라는 요구사항도 적시됐다.
답변서 제출을 뒤늦게 제출할 경우 서류 검토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 오는 27일로 예정된 변론준비 절차 당일 윤 대통령 측이 '서류를 늦게 받았다'는 이유로 불참석하거나 출석해서도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재판이 공전할 수 있다.
수사 상황도 변수다.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검·경의 출석 요구서도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변호인단이 꾸려지고 있는 중이라 참석이 어렵다"는 취지로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수사 기록을 토대로 탄핵 소추 사유인 내란죄의 위법성 등을 검토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변호인단이 꾸려지고 있다는 등 구체화한 내용이 나오는데 심판접수 통지서를 안 받는 게 계속되긴 어렵다"며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라 (미루는 게) 불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진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가 미뤄질 경우 수사 기록을 볼 수 있는 범위가 작아져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헌재가 내년 4월18일 이전에 하려고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재판관)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내년 4월18일 종료될 예정이어서 심리를 서두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달 접수가 안 됐더라도 수단은 존재한다. 박 교수는 "절차를 최대한 밟아서도 (심리 진행이) 안 되면 발송송달로 진행하는 방안이 제일 빠르다"고 밝혔다. 발송 송달은 등기 우편으로 발송함과 동시에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익명을 요청한 헌법 전문 변호사는 "행정관에게 송달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송달됐다고 간주하는 '송달 간주'로 헌재가 심리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