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개학을 앞뒀지만 서울 시내 일부 학교는 설렘보단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분위기다. 학생수가 줄어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가 됐고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는 이사를 준비중이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내 초·중·고교 1310곳 중 175개교(약 13.4%)는 소규모 학교였다. 교육부는 전교생 240명 이하인 초등학교와 300명 이하인 중·고등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분류한다.
소규모 초등학교 비율은 용산구(40%)가 제일 높았다. 이어 △종로구 38.5% △성동구 33.3% 순이었다. 중학교는 △중구 85.7% △종로구 66.7% △용산구 66.7%였다. 고등학교는 △동대문구 27.3% △마포구 22.2% △용산구 20% 순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인 서울 교동초등학교도 '소규모 학교'다. 교동초는 1894년 갑오개혁이 있었던 해에 만들어졌다. 교동초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라는 상징성 덕분에 겨우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재동초등학교는 명성황후가 시해당했던 해인 1895년에 개교했다. 재동초는 학생 수가 줄자 빈 교실을 방과 후 수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20년전만 하더라도 교실이 모자라 방과 후 수업 장소를 없애야 했던 곳이다. 재동초등학교 보안관 A씨는 "지난해보다 전교생 수가 약 70명 줄었고, 2학년과 4학년은 각각 1개 반으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저출산 추세가 지속할 경우, 현재 72개인 소규모 초등학교가 2028년엔 101곳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0.72명을 기록했지만 이같은 추세를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본다.
100년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자리를 지켰던 동성중·고등학교는 송파구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전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동성중학교 관계자는 "저출산 흐름과 주거지가 적은 종로구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학생 수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국에서 폐교한 초·중·고교 137곳은 모두 서울이 아닌 지역이었다. 연도별로 폐교한 학교는 △2020년 33곳 △2021년 24곳 △2022년 25곳 △2023년 22곳 △2024년 33곳이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학교 문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형 경인교육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서울 시내는 구·신도심 학교 간 차이도 커 더 복잡한 상황"이라며 "학교 간 통폐합이 어렵다면 지역별 특성에 맞춰 학교를 재구조화하는 작업도 이제는 서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이종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일자리·집값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합계출산율은 다시 떨어질 것이고, 서울도 지방처럼 폐교 릴레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