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늘려야 마약근절"…불신 만드는 위장수사, 해결책 될까[검찰聽]

조준영 기자
2025.04.22 17:36
[편집자주] 불이 꺼지지 않는 검찰청의 24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기사에 담을 수 없었던 얘기를 기록합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마약범죄특별수사팀장인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다크웹 마약류 판매상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7.26.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마약이 비대면으로 쉽게 거래되면서 현행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만 허용된 신분위장수사를 마약범죄에도 확대 적용하자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마약류 범죄가 급증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수단이 마땅찮은 것이 수사기관들 고민이었다. 마약범죄는 폭행, 사기 등 피해자의 신고에 의해 수사가 개시되는 일반범죄와 달리 피해 신고가 거의 없어 내부자 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비대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요즘 마약조직 특성상 운반책을 검거한 뒤 공급책으로까지 타고 오르는 기존 수사기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위장수사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위장수사는 단속·처벌 측면에서의 효율성만 강조한다는 지적이 있다. 자칫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없는 사람을 부추겨 검거하는 범의유발형 수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미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해 범행의 기회를 주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에 불과한 경우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기회제공형 수사는 위법한 함정수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수사기관들은 해당 판례를 바탕으로 마약류 구매자나 공동투약자로 가장한 위장매수 방법으로 마약류 판매상들을 검거해왔다.

그러나 해당 판례가 범죄자의 범의여부에 따라 위법성을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수사방식의 적법성에 대한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수사관 신분을 부인하거나 위조한 신분증을 제작해 범죄 현장을 접근하는 방식 등으로 범죄증거를 수집하는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자칫 재판단계에서 위법한 수사방식으로 무죄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거래하는 한 조직에 공을 들여 수사관이 중간관리자가 될 수 있었는데 당시 공급책이 신분증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며 "여러 고민을 한 결과 재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아쉽지만 수사를 접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위장수사가 제도화될 경우 비대면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조직 특성상 서로를 믿기 어려워져 이를 걸러내기 위한 작업도 늘어나 범죄비용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수익감소에 더해 검거 위험성까지 높아질 경우 자연스럽게 마약거래도 줄어들 것이란 논리다.

마약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비대면 거래 중심인 마약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려면 최소한 위장수사가 허용돼야 한다"며 "텔레그램 마약방에 들어가보면 이미 마약을 팔려고 온갖 홍보를 하고 있고 구매의사가 확실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 (위장수사가 허용된다고) 범의유발형 수사가 이뤄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약범죄 관련 신분위장·비공개 수사를 명확하게 입법화하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한지아·백혜련·박준태 의원이 관련 내용을 담은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21대 국회에서도 이장섭·강준현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 한 번 없이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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