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대생 이윤희씨를 찾기 위해 가족들이 세워둔 등신대를 훼손한 40대가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범인으로 몰리는 것에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최근 40대 남성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5월8일 오후 8시2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도로에 세워진 이씨 등신대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등신대는 이씨 가족이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사거리에 설치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범행 장면은 이씨 가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윤희 실종사건 공식채널'에서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A씨는 하얀색 마스크와 파란색 수술용 장갑을 착용한 채 행인인 척 등신대 쪽으로 다가왔다.
등신대 주변을 서성이던 A씨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다. 이어 그는 등신대 고정을 위해 묶어둔 케이블 타이를 칼로 끊어낸 뒤 등신대를 쓰러뜨렸다.
이후 A씨는 현장 주변에서 서성이며 눈치를 보다가 약 10분 뒤 다시 나타나 바닥에 널브러진 등신대 앞에 쭈그려 앉았다. 그는 두 팔로 등신대를 잡고 힘을 줘 파손하기 시작했다. A씨는 부러뜨린 등신대를 그대로 둔 채 여유롭게 뒷짐을 지고 현장에서 떠났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씨와 같은 대학 학과 동기로 파악됐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이씨 가족들이) 실종사건 범인을 나로 몰아가는 것에 화가 나 범행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 가족을 상대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씨 가족을 고소해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진술 내용 및 실종사건 연관성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씨는 전북대 수의학과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6년 6월6일 새벽 종강 모임 술자리가 끝나 자취방으로 귀가한 뒤 실종됐다. 현재까지 이씨 생사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씨 가족들은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