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호' 청년은 끔찍한 고문 뒤 숨졌다…한국인 납치·살해 중국갱단

전형주 기자
2025.10.02 11:02
캄보디아에서 20대 한국인 남성을 납치·고문한 중국계 갱단이 피해자 가족에게 금전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족은 이 요구에 응하지 않았지만, 피해자는 잔혹한 고문 끝에 결국 지난달 숨을 거뒀다. /사진=JTBC '사건반장'

"동생이 사고를 쳤어요. 5000만원 내고 데려가세요."

캄보디아에서 20대 한국인 남성을 납치·고문한 중국계 갱단이 피해자 가족에게 금전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족은 이 요구에 응하지 않았지만, 피해자는 잔혹한 고문 끝에 결국 지난달 숨을 거뒀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일 방송에서 지난달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발생한 한국인 살인 사건을 다뤘다.

직접 사건을 목격했다는 남성 A씨는 지난 3월 해외 일자리를 알아보다 캄보디아에 있는 '코인 환전소'에 취업했다. 그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한 뒤에야 이곳이 범죄조직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이미 여권과 휴대전화, 통장까지 빼앗긴 상태였다. 조직원은 또 A씨에게 둔기와 수갑 등을 보여주며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묶어놓고 폭행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이후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겨졌고, 이곳에서 20대 한국인 청년 한 명을 만났다. 조직은 그를 '21호'로 불렀다. 21호 청년은 당시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에 피멍이 들고 왼쪽 다리는 뼈가 보일 만큼 부상이 심각해 보였다.

/사진=JTBC '사건반장'

21호 청년은 지난 7일 동안 심각한 폭행을 당했고, 강제로 마약 투약까지 당한 상태였다. 하지만 중국계 갱단은 청년을 병원에 보내지 않은 것은 물론, 가족에게 연락해 "청년이 캄보디아에서 사고를 쳤다. 청년을 다시 보고 싶으면 5000만원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가족은 경찰과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 사이 청년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A씨는 "그 친구가 일주일 지내다가 밤에 소리를 질렀다. 눈이 막 뒤집힌 채 '숨을 못 쉬겠다', '도와달라', '병원에 보내달라'고 했다. 그래서 캄포트주 응급실로 갔는데, 그다음 날 사망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또 조직에서 범행을 숨길 목적으로 병원과 경찰에 "숨진 청년이 중국인"이라는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캄보디아 언론은 "송진신이라는 1992년생 중국인 남성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청년을 병원에 데려온 조직원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후 조직 은신처인 건물을 급습해 감금돼있던 한국인 10여명을 구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13명과 미얀마인 1명 등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

청년 시신은 현지에서 부검이 지연되면서 아직까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캄보디아 수사당국과의 협조 문제로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고, 외교부 관계자는 "부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은 캄보디아에서 부검 절차가 끝나는 대로 청년의 시신을 한국으로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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