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 따라 기부했는데…10억원 모은 홍보, 알고보니 '허탈'

윤혜주 기자
2025.10.15 09:06
지난 6월10일 방탄소년단(BTS)의 RM(김남준, 30)이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체육공원 축구장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전역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제복 근무자를 돕고 싶다며 지난해 1억원을 기부한 이후 정부가 이를 홍보하며 기부금 10억원을 더 모았지만 정작 기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가보훈부는 기부자가 기부할 때 분야를 지정할 수 있는 것처럼 안내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정 기부'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9월12일 BTS 멤버 RM은 군 복무 중 생일을 맞아 보훈 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RM은 '제복근무자 감사캠페인'에 동참하고자 이 같이 결정했다. 제복근무자 감사 캠페인은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등 제복근무자에 대한 존중과 감사 문화 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캠페인이다.

RM은 기부를 하면서 "요즘 현장에서 수많은 분의 위국헌신을 몸소 느끼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모든 영웅 분들에게, 그간 평화를 위해 애써주신 많은 분께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에 당시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RM님께서 군복을 입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모습은 많은 청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국가와 사회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뜻깊은 배려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RM의 기부금은 제복 근무자 중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등에 대한 예우와 복지 지원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보훈부가 'RM 사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지정 기부'를 한 기부자 수는 1명에서 2000여명까지 폭증했고, 기부 금액도 10억원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현행법에 따르면 기부금이 '국가유공자 지원 계정' 하나로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기부자가 '지정 기부'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자가 기부를 하고 싶은 특정 분야를 지정하더라도 모든 기부금이 한 계정에 모여 다른 기부금과 섞여 버리는 것이다.

사진='모두의 보훈 드림' 홈페이지 갈무리

그럼에도 보훈부는 지난해 기부에 대한 국민 참여를 늘린다는 목적으로 시행령까지 고쳐가며 지정 기부의 근거를 마련했다. 현재 국가유공자를 위한 온라인기부 플랫폼 '모두의 보훈 드림'을 보면 △예우문화 △노후복지 △자립기반 △의료재활 △전 분야 등 특정 기부 분야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정 기부 등이 어렵다는 사실을 사전에 보훈부가 인지했음에도 국민에게 허위 사실을 홍보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사실상 세부 집행은 어렵다"고 인정하며 "기부 범위가 여전히 제한되는 것을 알면서도 홍보 차원에서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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