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채 해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이혜수 기자
2025.10.24 03:47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을 행사했단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을 피했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됐다.

정 부장판사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되나 주요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인 면에서 다툴 여지가 있고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책임 유무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또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한 증거가 수집된 점, 수사 진행 경과, 수사 및 심문 절차에서의 출석 상황과 진술 태도, 가족 및 사회적 유대관계 등 사정에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불구속 수사의 원칙까지 더해 고려했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심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쯤부터 오후 12시24분까지 2시간 10여분 동안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됐다. 이 전 장관 외엔 △오후 1시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오후 2시20분 김동혁 전 검찰단장 △오후 3시40분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오후 5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심사가 진행됐다.

특검 측에선 김숙정·류관석·이금규 특검보가 참석해 이 전 장관을 비롯한 수사 외압 사건 피의자 5명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한 심문에 100여장이 넘는 PPT를 준비해 약 1시간 동안 주장을 펼쳤다.

특검팀의 관계자는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나오면서 "혐의 사실 소명과 수속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다"며 "직권남용이 되는지 안 되는지 법리적인 성격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은 직권에 대한 남용이 전혀 없었고 정상적인 업무였다고 했다"며 "인정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 5명은 채 해병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 주요 피의자들이다. 특검팀은 지난 20일 이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6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 외압 사건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 해병 순직 사건을 관련 법령에 따라 경찰로 이첩하려 했으나 경찰로 인계된 사건 기록이 무단으로 회수되면서 불거졌다. 이후 채 해병 사건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됐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여단장 등이 포함된 8명의 혐의자가 2명으로 줄어드는 방식으로 축소됐다.

한편 특검팀이 무더기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향후 수사에 큰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그간 구속과 기소가 한 건도 없었던 채 해병 특검팀은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이들 5명을 포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7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무더기로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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