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명태균 대질신문 성사..특검 공천개입 수사 분수령

오석진 기자
2025.11.08 10:28

(종합)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왼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모두 특검에 출석하면서 대질신문이 성사됐다. 양측 진술이 판이하게 갈리는 만큼 이번 대질조사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 시장과 명씨의 대질신문을 진행한다. 대질신문은 고소인과 피고소인 또는 진술이 상반되는 사람들을 한 장소에 대면시켜 서로의 진술을 교차 검증하는 수사 방식이다. 통상 수사기관이 양측 주장이 엇갈리거나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경우 실시한다.

이날 오 시장과 명씨는 각각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오전 8시59분쯤 먼저 등장한 오 시장은 "이 자료를 봐달라. 명태균이 우리 캠프에 제공했다고 하는 비공표 여론조사의 거의 대부분이 조작됐다는 모 언론사의 기사"라며 "이것조차도 저희 캠프에 정기적으로 제공된 사실이 없다는게 포렌식 결과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부인하나", "명씨가 보궐선거 전후 7차례 만났다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건물로 들어갔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이번이 첫 특검팀 조사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았다는 혐의가 있다.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 계좌로 3300만원 상당을 대납했다는 의혹도 있다.

뒤이어 오전 9시13분쯤 명씨가 출석했다. 명씨는 "나는 김한정씨라는 사람도 모르고, 김씨도 나와 강혜경·김태열을 모른다"며 "근데 송금을 받고 여론조사가 돌아간다.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김씨가) 연락을 했는지 의문이다. 오 시장이 지시를 한 것으로 강력히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취재진의 "미공표 여론조사 13차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명씨는 "처음엔 난 연결만 시켜준 것이고 이후 다 알아서 돌아간다. 나는 13차례였는지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아울러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가 왜 입장을 바꿨나"라는 질문에 명씨는 "양쪽 진영에서 나를 조롱하는데 내가 왜 조사를 받으러 나가야 하나. 나는 참고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明-吳 대질신문, 수사 분수령 될까…'한쪽은 거짓말'
'정치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가 지난달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세훈 서울시장 뒤를 지나 증언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시장과 명씨의 주장이 엇갈리는 지점은 △여론조사 제공·요청 여부 △여론조사 제공 대가 약속 △만남의 횟수와 방식 등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직결되는 여론조사 제공·요청 여부와 대가 약속이 핵심 쟁점이다.

명씨는 지난달 23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이 전화를 걸어와서는 '나경원이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여론조사의 반대급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파트를 준다고 약속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명씨는 오 시장 후원자 김씨로부터 받은 돈이 미공표 여론조사비에 해당하며 오 시장이 이를 직접 지시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앞서 국정감사 장에서는 답변하지 않았지만 이후 모 방송에 나와 "당시 우리 보궐선거 캠프에 열 몇 개의 비공표 여론조사가 들어온 적이 없다"며 "받지도 않은 조사에 대해 대납시킬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아파트를 사준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명씨 주장에 따르면) 아파트를 사준다고 약속하면서 무엇하러 여론조사비를 현금으로 치루냐"고 반문했다.

명씨는 오 시장을 총 7차례에 걸쳐 만났다고 공개했다. 대부분 음식점 등에서 만났고 한 번을 제외한 모든 자리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석했다는 것이다. 반면 오 시장은 명씨를 제대로 본 것은 두 번뿐이고 나머지는 명씨가 본인을 '스토킹'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번 대질신문은 김건희 특검팀의 이른바 '명태균 공천개입'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쪽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오 시장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그의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되는 셈이 된다. 특검팀이 오 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씨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특검 수사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특검 수사는 명씨의 의혹 제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씨는 이미 특검에 두 차례 출석해 조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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