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안정 과제 안은 구자현 총장직대… 항소포기 매듭 풀까

조준영 기자
2025.11.17 04:08

정치권 반발 vs 지휘부 불신 '진퇴양난'
내부 수습·폐지前 후속입법 대응 중책

폐지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검찰이 13년 만에 검사들의 집단반발로 검찰 수장이 물러나는 위기를 맞았다. 구자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사진)가 이같은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됐다.

문제는 이번 일의 출발점인 '대장동사건 항소포기' 경위와 '윗선개입'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만석 전 대행은 구체적인 해명 없이 사퇴한 상태다. 검찰 안팎에서는 명확한 해명 없이는 조직수습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자현 서울고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 대행은 전날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구 대행은 지난 14일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조직이 안정화되고 맡은 본연의 책무들을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업무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전대행이 항소포기 과정에 대해 말을 아낀 채 떠나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노 전대행은 퇴임사에서 "더 설득력 있게 결정하고 소통하지 못했다"고만 했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윗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순간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 됐기 때문에 외압을 받았다는 것은 우스운 이야기"라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구 대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항소포기 의혹을 정면돌파할 경우 당시 내부보고 라인과 결재과정, 외부개입 여부 등을 파헤쳐야 해 정치권의 반발과 '윗선개입' 논란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 반대로 사안을 덮어두면 내부불신이 더 악화해 조직결속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

게다가 여권은 집단반발한 검사들에 대한 강등, 파면과 같은 강도 높은 징계를 예고하고 있다. 항소포기와 관련한 내부의 동요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정치권에서 강력한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구 대행이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공간도 더욱 좁아진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부갈등에 그치지 않고 검찰조직의 존립과 직결된 후속 입법 국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등 형사사법 체계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보완수사권 유지, 전건송치 부활 등 검찰의 요구를 어디까지 관철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논의결과에 따라 검찰청사 사용 여부나 조직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조직의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항소포기 사태로 대검 지휘부의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구 대행이 실질적인 협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관건은 법무부와의 관계회복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번 항소포기와 관련한 '윗선개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양측의 신뢰회복 없이 조직안정은 물론 후속 입법 대응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대검에 (구 대행의) 참모를 제대로 할 만한 사람으로 인사를 해야 할 것같다"며 "이런 위기와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참모들이 옆에서 도움을 잘 줘야 하는데 노 대행 때부터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정치적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이지만 (검찰이) 거기에 자꾸 좌지우지되면 안된다"며 "사법업무 종사자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를 되새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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