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다 무인도 충돌 13초 전 '아차'…여객선 항해사·조타수 영장

류원혜 기자
2025.11.21 19:01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지난 20일 전남 목포시 산정동 삼학부두에 정박해 있다./사진=뉴스1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무인도와 충돌해 좌초한 사건을 수사 중인 해경이 일등항해사와 조타수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는 퀸제누비아2호 일등항해사 A씨(40대)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40대)에 대해 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17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해상에서 무인도인 '족도'와 충돌하기 1600m 거리 전 여객선 방향을 변경하지 못하거나 조타를 제대로 안 해 승선원 30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조타실을 책임진 A씨는 자동항법장치로 운항하며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 충돌 13초 전에서야 충돌을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A씨가 그제야 B씨에게 조타기를 돌리라고 지시하는 항해 데이터 기록장치(VDR) 음성을 확보했다.

지난 19일 오후 8시17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무인도인 '족도'에 267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좌초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던 모습./사진=목포해경 제공

A씨는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다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고 해역은 섬과 암초가 많아 수로가 비좁은 '위험 구역'으로, 대형 여객선은 수동 운항으로 전환해야 한다.

B씨는 "전방을 살피는 것은 A씨 업무"라며 "지시를 받았을 때는 이미 눈앞에 섬이 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해경은 선원 7명도 당직 근무 수칙을 어긴 부분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또 A씨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사고 당시 어떤 것을 하고 있었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선장 C씨(60대)는 위험 구역 진입 시 직접 지휘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사고 당시 조타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해경은 C씨도 선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경은 관제 실패 의혹도 수사할 방침이다. 목포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관제사가 사고 직전까지 여객선의 항로 이탈을 파악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관제사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목포~제주 정기 운항 대형 여객선인 퀸제누비아2호는 사고 당시 항로를 이탈해 족도와 충돌, 15도 이상 기울었다.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묭은 3시간10분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승객 30여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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