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낙엽 쓸었는데 포대 30개"...늦가을 환경공무관 체험해 보니

민수정 기자, 최문혁 기자
2025.11.22 08:55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인근 도로에서 기자가 낙엽 청소를 해봤다./영상=민수정 기자.

쓸어도 쓸어도 어디에선가 낙엽이 튀어나온다. 빗자루로 안 되니 송풍기를 멨다. 합쳐보니 그 무게에 '우와' 소리가 터져나왔다. 구청 소속 환경공무관들에겐 이게 일상이다.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인도에서 마포구청 소속 환경공무관들과 함께 낙엽 청소를 시작했다. 플라스틱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바닥을 쓸기 시작하자마자 두꺼운 옷을 입은 게 후회됐다.

힘 조절도 어려웠다. 단순히 이리저리 쓸어 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힘을 많이 주면 건조한 낙엽이 잘게 부서졌다. 몇 번 빗질하자 공중에 먼지와 낙엽 가루가 흩날려 코와 눈이 매웠다.

땅만 보고 작업하다 시민을 빗자루로 칠 뻔하기도 했다. 곁에 있던 환경공무관 A씨가 "뒤에 조심하세요!"라며 기자를 멈춰 세웠다. 그는 낙엽 청소를 하면서 시야를 항상 넓게 둬야 한다고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베테랑 환경공무관은 시민이 지나갈 때마다 작업을 멈췄다.

30분간 쓸고 담았으나 고작 100m 움직였다. 팔이 저렸고 빗질도 처음보다 느려졌다. 중간중간 숙여 마대 입구를 벌리느라 허리가 아팠다. 분명 쓸어 담았는데 다시 보면 바람이 다시 낙엽을 이리저리 헤집어놨다.

"겨울에도 낙엽 쓴다"…이상 기후에 업무 부담↑
21일 오전 마포구청 환경공무관이 낙엽 청소를 하는 모습. 허리를 90도로 숙여 마대 자루에 낙엽을 담고 있다./사진=최문혁 기자.

마포구청 환경공무관들은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일 본인이 맡은 구역을 청소한다. 하루 작업구간이 한 사람당 2.5~3㎞다. 낙엽과 씨름하다 보면 금세 2만보 이상 걷는다. 하루에 싸리비 2~3개씩 소진하는 건 기본인데 가을철은 그 속도가 더 빠르다.

현장에서 만난 환경공무관들은 가을철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쓰레기뿐만 아니라 낙엽도 치워야 해서다. 100m 구간에 걸쳐 있는 포댓자루를 세어보니 30개 정도였다. 서서 빗자루질만 하지 않고 무릎 높이만큼 쌓인 낙엽을 마대에 담으려고 90도 이상 허리 숙이는 작업을 반복한다. 가을마다 작업량이 많다 보니 구청은 올해 마포역 인근 나무를 소나무로 바꾸기도 했다.

단풍 낙하시기가 점점 느려지면서 추운 겨울에도 낙엽을 쓸어야 한다. 특히 눈과 낙엽이 같이 섞여 있을 때 제일 번거롭다. A씨는 "예전엔 10월 말쯤 낙엽 청소를 했는데 요즘은 1월 말까지 할 때도 있다. 청소 시기가 더 길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낙엽마대 언제 수거할거냐"…따가운 눈총 민원까지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인근 마대자루에 담긴 쓰레기. 김태성 반장은 낙엽이 담긴 마대자루에 시민들이 쓰레기를 두고 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사진=민수정 기자.

청소하다 보면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할 때도 많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도 두 차례 민원이 발생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한 자동차 업체 직원은 매장 앞 쌓여진 마대를 보고 "언제 수거하실 거냐"고 항의했다.

공무관 휴게공간이 아파트 주변에 있다는 이유로 민원을 넣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송풍기도 소음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은 시간에는 쓰지 못한다.

15년째 환경공무관으로 일하는 김태성 반장은 "장사하는데 마대가 쌓여있으니 불편하다고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며 "화재 위험이 있어 담뱃불을 끄지 않았다고 말하면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고 했다.

구청 측은 다른 계절에 비해 가을철 공무관들이 여러 민원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동물 사체 청소 등 다른 업무도 병행하는 와중에 민원까지 받는 감정 노동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구청 관계자는 "현장이나 구청을 통해 접수되는 민원을 최대한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휴게시설 부분은 해결 방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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