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대 경영학과 4학년 이유림씨(24)에게 사무실은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나 SNL에서 본 게 전부였다. 그는 지난 8월부터 카카오 자회사인 링키지랩 인사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이씨는 "연간계획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연말에 연간 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보면서 배웠다"며 "기획안을 써보고 예산도 편성해봤다"고 했다.
서울시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에 서울 청년 예비인턴 사업 성과 공유회를 열었다. 이씨 등 청년 예비인턴 120명은 9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라인게임즈·서울교통공사·오비맥주·쿠팡 등 52개 기업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기업이 직무 관련 실무경험(74.6%)을 가장 중요한 신규 채용 기준으로 꼽는 상황에서 '경험의 문턱'을 넘어섰다는 안도감을 나타냈다.
이씨는 "고학년이 되니 막막했고 뭘 해야 하나 고민이었다"며 "경영학과에서 인사 관련 수업을 듣고 장애인 근무 환경 연구 활동도 한 적이 있어 관련 기업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영지원팀 인사·총무 직무에 지원해 나이가 10살 이상 많은 '사수'들에게 일을 배웠다. 그는 "인사팀에서 일을 하다보니 회사라는 조직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사회인으로서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전공과 다른 직무를 경험한 사례도 있다. 영문학도인 임다은씨(22)는 소프트웨어학과를 복수전공했지만 코딩에는 자신이 없었다. 임씨는 외국어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위버스 마인드에서 AI생성툴로 영어·프랑스어 단어의 의미를 설명해 줄 영상과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는 "업무 관련 동아리나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노베이스'였다"며 "운 좋게 제품 기획팀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코딩 관련 업무에서 실무 경험을 한 임씨는 새로운 직무로 자신감을 찾았다고 했다.
성공회대에서 디지털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조민영씨(24)는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취미로 패션을 주제로 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다. 짧은 동영상인 릴스를 만들어 1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시 도움으로 해외 의류 수출업체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광고 기획과 뉴스레터 발간은 물론 릴스를 직접 만들어 출연도 했다. 그는 "개인 계정과 다르게 회사계정은 회사만의 차별점을 잘 뽑아야 한다"며 "대중이 원하는 것과 회사에서 바라는 톤앤 매너 사이에서 차별점을 뽑아내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내년에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다. 조씨는 업무 경험에 더해 중국어를 익히는 방향으로 취업 전략을 다시 짰다고 했다.
성과 공유회에 참석한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예비 직장인들을 위한 청년 정책 확대를 약속했다. 김 부시장은 "경험의 문턱을 낮춰 '첫 경력'을 만드는 것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청년정책 중 하나"라며 "내년부터는 서울 청년을 인턴십 플랫폼 '서울영커리언스' 추진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청년 인턴 프로그램을 영커리언스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학교 신입생을 상대로 커리어 로드맵을 작성하게 돕고 인턴쉽과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서울에 거주하거나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연간 최소 500명 이상의 재학생이 학기 중 인턴십(최대 18학점)을 할 수 있도록 '현장실습 학기제'로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