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1위 업체 쿠팡에서 약 337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해킹 피해가 이어지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다. 계정마다 다른 암호를 설정하는 등 대응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다. 전문가들은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해킹 발생과 피해 사실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모씨(25)는 2일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통신사에서도 계속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 국내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매우 취약한 것 같다"며 "매출 증가에만 신경 쓰고 고객 정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라고 지적했다. 노씨는 또 "암호를 바꿔놔도 보안 수준을 믿지 못하겠다"며 "회원 계약을 잠시 해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20)는 와우 회원으로 한 달에 적어도 3번 넘게 쿠팡을 이용한다. 그는 "이제는 통신사 외에도 유출되는 곳이 많아서 무심할 지경"이라며 "개인정보를 하도 많이 해킹당해서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제정보와 로그인 정보 등은 유출되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다"며 "전혀 보호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은 자체 대응에 나섰다. 이모씨(25)는 쿠팡을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암호를 바꿀 예정이다. 다른 사이트 계정 암호와는 다르게 설정해 추가 유출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씨는 "개인정보 유출되는 게 여전히 불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하다"라며 "암호를 비슷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으나 다르게 바꿀 예정"이라고 했다.
20대 남성 심모씨는 회원가입 시 약관 선택사항은 거부한다. 그는 "최근 일련의 개인정보 해킹 사태 이후 필수사항만 동의한다"며 "계정마다 암호를 똑같이 설정해놨던 게 불안해서 회원가입 시 다르게 설정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부모님의 개인정보를 챙기는 경우도 있다. 윤모씨(25)는 "어머니한테도 카드 자동결제 서비스 등을 다 해지하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개인정보 유출 대처법이 공유된다.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비밀번호 즉시 변경 △낯선 링크 문자 및 카톡 클릭 금지 △2단계 인증 활성화 등 조치를 하라는 내용이다. 해외직구할 경우 개인통관고유부호 정보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재발급 방법을 안내하기도 한다. 통관부호를 바꿀 수 있는 관세청 유니패스 홈페이지는 전날 오후부터 이용자 과다로 접속이 불가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스미싱 등 2차 피해를 예방하려면 대응 공조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허위) 서류를 유출된 집 주소로 보내는 등 사회공학적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해킹 피해는) 혼자 막을 수 없고 정부와 쿠팡, 소비자가 함께 노력해 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기웅 세종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인프라는 있으나 공조가 쉽지는 않다"며 "(기업 입장에서) 공격당했다는 사실은 곧 기업체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제재 중심보다는 (정보) 공유 활성화 관점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