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에게 1만7300정…'나비약' 5만정 넘게 뿌린 의사 적발

한 명에게 1만7300정…'나비약' 5만정 넘게 뿌린 의사 적발

박정렬 기자
2026.04.02 10:28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경기 용인시 가정의학과의원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가 약 7년간 펜터민 등 마약류 식욕억제제 5만정을 불법 처방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만이 아닌 환자 24명에게 마약류인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식욕억제제를 과다·중복처방하거나 진료 없이 처방한 의사 A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 식약처가 마약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 이후 의료진의 마약류 불법 처방에 대해 형사 조치한 첫 사례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A씨가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처방한 정황을 확인했다. 의사를 비롯한 외부 전문가의 의학적 타당성 검토를 거친 후 오남용이 의심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씨는 2019년 1월 29일부터 지난 1월 24일까지 체질량지수(BMI) 20 내외로 식욕억제제 처방이 불필요한 환자 24명에게 총 907회에 걸쳐 5만 2841정의 식욕억제제를 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이 아닌 환자가 식욕억제제를 계속 요구한다는 이유로 147개월 동안 식욕억제제 1만 7363정을 장기간 처방하기도 했다. 또 직접 진료 없이 접수대에서 바로 마약류인 식욕억제제 처방전을 발급하고 중복처방하는 등 중독성 있는 마약류를 불법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는 BMI가 30 이상일 때 사용해야 한다.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4주 이내로 처방해야 하며, 총처방 기간은 3개월을 넘지 않게 돼 있다.

펜터민 등 식욕억제제는 일명 '나비약'으로 불린다. 자칫 의존성, 금단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혈관계 이상(두근거림, 고혈압, 폐동맥고혈압), 정신신경계 이상(불안, 불면, 우울증, 중독)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치료 목적이 아닌 경우 의사도 처방이 제한된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식약처는 수사 과정에서 중독이 의심되는 투약자에게 식약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1342용기한걸음센터(24시간 마약류 전화·문자 상담센터)' 이용을 권유하는 등 재활 방안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