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편파 수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앞서 통일교가 김 여사 및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안 청탁 등과 함께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관계자들을 여럿 기소한 바 있다.
박노수 특검보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에서 언급된 건 여야 정치인 5명으로,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편파수사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정당을 위한 편파수사라는 취지의 보도나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해당 진술사안이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수사팀내 어떤 이견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이 지난 8월 말 이뤄졌으며 그 즉시 기록으로 만들어 보관해뒀다고 밝혔다. 사안의 이첩을 위해 내사번호를 지난 11월에 붙여둔 것으로도 파악됐다. 수사대상이 아닌 사안이지만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관련 수사가 종료되는 시점에 해당 사안을 일괄적으로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것이 실무상 원칙이고 특검팀은 이에 충실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사기간이 종료되지 않았는데 해당 사안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한 데 대해 특검팀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언론 보도로 인해 제보의 비밀성이 없어졌고, 사안 관련자들이 수사 가능성을 알게 된 순간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라 이첩을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해당 사안에 대해 뇌물죄(공소시효 15년)와 정치자금법 위반(공소시효 7년)으로 법리를 검토해본 결과 공소시효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본부장은 최근 자신의 재판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며 "현 정부의 장관급 인사 등 4명과 국회의원 리스트를 (특검팀에) 말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10월 한학자 총재와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교단 자금 1억4400만원을 2022년 국민의힘 시도당 및 당협위원장 20명에게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통일교 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뜻을 밝혔다. 박 특검보는 "이 대표에 대해 오는 12일 피의자로 출석할 것을 요청한 출석요구서를 지난 4일 보냈다"며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도 오는 18일 참고인으로 출석할 것을 재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1대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냈다. 박 특검보는 "이 대표는 언론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강서구청장·포항시장 등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는 통화녹음이 있다'면서 공천 개입 정황을 알린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의 증거자료 및 진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 10일 한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했지만 한 전 대표는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21그램 관저이전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오진 대통령비서실 관리비서관과 황승호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중으로 청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각각 청와대 이전 TF 1분과장과 그 직원으로, 직권남용·건설산업기본법 위반·특정범죄가중법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다.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은 김 여사의 전시기획회사 코바나컨텐츠에 후원을 해주고 관저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석열 정부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불법으로 증축했다는 의혹도 있다. 21그램은 지난해 9월 관저이전 공사에 참여했는데, 21그램이 시공업체로 선정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